믿었던 '비밀메신저' 해킹당해…유럽 범죄자 840여명 '소탕'

입력 2020-07-03 11:53  

믿었던 '비밀메신저' 해킹당해…유럽 범죄자 840여명 '소탕'
프랑스, 암호화 네트워크 '인크로챗' 서버 해킹
네덜란드·유로폴 공조로 마약·무기거래에 살인까지 범죄자 체포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유럽 전역에서 마약, 무기 거래는 물론 살인 모의까지 각종 범죄를 저질러온 일당들이 꼬리를 밟히지 않으려 사용해온 '비밀 메신저'가 해킹당하면서 경찰에 대거 붙잡혔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사법당국은 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사법협력기구(Eurojust) 본부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범죄조직 사이에서 널리 쓰여온 '인크로챗'(EncroChat)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인크로챗 서버를 해킹해 범죄 조직원들이 지난 4월부터 주고받은 메시지 수백만건을 분석해 자칫하면 중대 범죄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건을 예방하고, 마약과 총기류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범죄 조직원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지켜본 결과 인크로챗은 경쟁 조직 급습 계획, 마약 거래 일정, 돈세탁 방법 등이 적나라하게 담겨있는 '범죄의 온상'이었고 평가했다.
인크로챗의 존재는 프랑스 수사당국이 처음 발견했다. 각종 범죄 현장에서 인크로챗이 정기적으로 눈에 띄자 2017년 수사에 착수, 서버가 프랑스에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프랑스는 인크로챗이 비단 프랑스에서만 쓰이는 게 아니라고 판단, EU 사법협력기구에 의뢰해 2019년부터 네덜란드와 공조했고 올해 4월부터는 EU 경찰기구인 유로폴까지 가세해 공통수사팀을 출범하며 수사 범위를 넓혔다.
그 결과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은 인크로챗을 사용해온 범죄 조직원 746명을 체포했고, 2t이 넘는 마약류와 77자루의 총기류를 압수할 수 있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네덜란드에서도 100명이 넘는 용의자를 붙잡았으며 코카인 8천㎏과 필로폰 1천200㎏을 확보하고 마약 제조소 19곳을 급습했다. 노르웨이, 스페인, 스웨덴 등에서도 인크로챗을 쓰는 조직원들이 체포됐다.
전 세계적으로 6만명이 넘는 고객을 갖고 있던 인크로챗은 철저한 익명과 보안을 약속하며 인기를 끌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메시지가 자동으로 삭제되고, 잠금화면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모든 데이터를 한 번에 지우는 기능 등이 있었다.
인크로챗을 설치한 기기 가격은 1천유로(약 135만원)였고, 6개월 단위로 1천500유로(약 202만원)를 내면 전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었으며 기기나 네트워크에 문제가 발생하면 언제든지 수리가 가능했다.
인크로챗은 '경찰이 서버의 존재를 알고 수사에 들어갔으니 기기를 당장 폐기하라'는 긴급 문자를 이용자들에게 보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는 게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수사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려진 봉쇄령 덕분에 집에 머무는 조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체포가 수월했다고 덧붙였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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