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서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n번방' 사건과 유사한 아동판 사건이 발생했다고 대만언론이 3일 보도했다.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대만 남부 타이난(台南) 지검은 전날 마약 전과가 있는 라이(賴)모(29) 씨를 초등학교 학생들의 성착취물을 공유하고 협박한 죄로 구속 수감했다.
마약 판매 조직을 수사하던 경찰이 혐의자인 라이 씨의 휴대전화에서 수십 명에 달하는 어린 학생의 나체 모습이나 자위행위 영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1일 '아동·청소년 성착취 방지조례' 위반으로 체포했다.
경찰은 라이 씨가 거주하는 집 수색을 통해 발견한 컴퓨터에서 수백 건에 달하는 피해 아동·청소년의 관련 동영상 외에도 다수의 파일이 삭제된 것으로 보고 그의 컴퓨터 자료를 복원키로 했다.
또한 라이 씨가 지난해 1월부터 모바일 게임을 통해 피해 아동 등과 친해진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게임 포인트와 아이템 등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호감을 키웠으며 피해 남자 아동에게는 다른 여자의 사진을 도용해 친근한 누나로 신분을 속여 접근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그가 이처럼 피해 아동들의 경계심을 허문 뒤 얼굴 노출이나 자위 영상 촬영 및 라이브 방송을 요구했으며 이를 거절할 경우에는 학교로 찾아가겠다고 협박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에서는 1차로 추정되는 피해 아동 30여명 중 9명의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빈과일보는 수사 당국의 피해 아동 조사 당시 대부분의 부모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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