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보도…2박3일 방한 관측 속 대북 메시지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다음 주 한국을 방문해 오는 7일 한국 측 인사와 회동한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 보도했다.
로이터는 당국자를 인용해 다음 주 방한하는 비건 부장관이 7일 한국의 카운터파트들과 회동하는 몇몇 국무부 관리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비건 부장관은 7일 방한 후 2박 3일간 한국에 머물며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해 외교부와 청와대 등 한국의 외교안보라인과 두루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의 방한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남북관계 역시 얼어붙은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오는 11월 미 대선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북핵 문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공산이 있는 상황에서 이번 방한은 대선 전 북한과 협상 진전을 타진할 기회이자 비핵화 협상의 향배를 가늠할 중요 고비가 될 전망이다.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29일 한 행사에서 미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식으로 언급하면서도 "상당한 진전을 만들어낼 시간이 여전히 있다"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30일 한 행사에서 "진전을 위한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발언하는 등 북한의 실무협상 복귀를 요구하는 미 주요 당국자 발언이 잇따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선에서 투표 직전 유권자 판세 반전을 위한 대형 이벤트를 뜻하는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로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일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이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미 간 국무부, 외교부 등 다양한 레벨에서 긴밀히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도훈 본부장의 방미도 그런 차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건 부장관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판문점 등에서 대북 접촉을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작년 12월 방한 때도 "당신들(북한)은 우리를 어떻게 접촉할지를 안다"며 북한과 만남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다만 북한이 대미 협상에 소극적이어서 성사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북한의 이렇다 할 호응이 없다면 비건 부장관의 방한은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발 악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상황 관리 차원에 머물 가능성도 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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