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의 전제조건은 외국계 은행 대출 문제 해결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남권 기자 = 경영난에 빠진 쌍용자동차가 7월에 갚아야 하는 대출 9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산업은행에 요청했다.
산은은 쌍용차의 대출금 만기 연장을 해 줄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오는 6일과 19일에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 700억원과 2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산은에 신청했다.
산은은 이 대출금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쌍용차가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금의 만기 연장 여부는 산은의 결정에 영향을 줄 요인이다.
외국계 은행이 만기 연장을 안 하면 쌍용차가 갚거나 연체 상태에 놓이게 되는데 연체 상태의 기업에 대출 만기 연장을 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은은 쌍용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외국계 은행의 만기 연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마힌드라가 외국계 자금 대출 때 '구두 보증'(verbal support)을 섰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은 지난달 17일 간담회에서 "외국계 차입금이 마힌드라 본사를 통해 한국으로 들어와 있다"며 "6월부터 만기가 돌아와 연장이 시급하다. 주주에게 (만기 연장을 위한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6월에 만기가 돌아온 외국계 금융기관 대출을 일부 상환하고 나머지는 만기 연장했다고 밝혔다.
산은은 '외국계 은행과의 협의'가 해결되면 쌍용차에 만기 연장을 해 준다는 입장을 밝힌 터라 만기 연장을 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산은은 일단 쌍용차의 만기 연장 요청에 따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산은의 대출금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크지만 쌍용차의 어려움은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구로동 서비스센터 매각대금 1천800억원이 6월에 들어와 한숨을 돌렸지만 매달 돌아오는 어음이 1천500억원에 달하고 대출은 만기 연장이 전액은 되지 않고 있다.
산은 역시 지난해 말 '일부 상환+일부 연장'처럼 7월 대출금 가운데 일부를 갚으라고 할 수도 있다.
7월 산은 대출을 해결하더라도 8월에는 JP모건의 대출 만기가 돌아온다.
쌍용차 관계자는 "대출 주체는 쌍용차이므로 우리가 금융기관과 협상하고 있다"면서 "상환이나 만기 연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6월 판매가 1만대를 넘어서면서 쌍용차 내부에는 한 고비를 넘겼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차량 판매가 4월에 6천813대까지 떨어졌다가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국내에서 개별소비세 인하폭 축소 전 수요가 몰린 데다가 할인 행사 등을 적극적으로 한 영향으로 보인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 비하면 효과가 크지 않았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6월 판매도 극히 부진했다면 신규 투자자 유치 작업에 힘이 빠지고 자금 압박도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merciel@yna.co.kr,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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