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가는 길, 핵심표지는 비정상 타우 단백질 증가"

입력 2020-07-06 09:29  

"치매로 가는 길, 핵심표지는 비정상 타우 단백질 증가"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알츠하이머 치매는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 공간에 있는 표면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 단백질이 잘못 접혀 응집(plaque)되거나 엉키면서(tangle)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잘못 접힌 타우 단백질이 늘어나는지를 PE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로 추적 관찰하면 인지기능 저하가 진행되면서 치매로 가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의 콘스탄틴 치오티스 신경생물학 교수 연구팀은 비정상 타우 단백질 증가가 치매로 가는 길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4일 보도했다.
카롤린스카 대학병원 인지 클리닉에서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 베타 아밀로이드 양성 또는 치매로 진단된 20명을 대상으로 뇌 기능 장애를 진단하는 신경심리검사(neuropsychological test)와 뇌 PET, 뇌척수액(CSF: cerebrospinal fluid) 검사를 시행하면서 4년 이상 인지기능의 변화를 지켜본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전체적으로 이 중 30~50%는 증상이 수년 간 안정 상태를 유지했다. 특히 치매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경우가 많았다. 나머지는 증상이 악화됐다.
PET와 CSF 검사에서 비정상 타우 단백질이 적게 나타난 사람들은 관찰 기간에 치매 선별검사인 간이정신 상태 검사(MMSE: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등에서 인지기능이 안정 상태를 보인 반면 타우 단백질이 증가한 사람들은 인지기능이 급속히 악화됐다.
뇌 신경세포에 나타난 비정상 타우 단백질의 양과 분포 상태만 가지고 이 같은 증상 차이를 95% 이상의 정확도로 구분해 낼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에 비해 현재 인지기능 평가에 사용되고 있는 임상 표지(clinical marker)들로 증상의 차이를 가려내는 정확도는 77%에 그쳤다.
비정상 타우 단백질의 양은 현재 인지기능 평가에 사용되는 임상 척도(clinical scale)에 의해 평가된 증상 악화의 정도를 정확하게 반영했다.
이 결과는 타우 단백질에 이상이 나타나는 타우 병증(tauopathy)이 그 어떤 다른 요인보다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로의 진행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타우 병증은 타우 단백질이 잘못된 접힘(folding)으로 비정상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발생하는 신경 퇴행 질환들을 말한다. 그 대표적인 질환이 알츠하이머 치매이고 이 밖에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다운증후군, 진행성 핵상 마비 (PSP) 등이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의학 전문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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