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헌금한 업체 100여개에 지원금 3천258억원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시행 중인 중소기업지원책의 혜택을 받아 논란이 됐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을 낸 100여개의 기업이 중소기업 고용유지 명목으로 모두 2억7천300만달러(한화 약 3천258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재무부가 공개한 수혜자 명단에 따르면 보수 성향의 온라인 뉴스 사이트인 뉴스맥스의 경우 4월에 500만달러(약 59억8천만원)의 지원을 받았다.
뉴스맥스 최고경영자인 크리스토퍼 루디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정치단체에 52만5천달러(약 6억3천만원)를 쾌척한 인물이다.
피자헛과 타코벨 등 외식업체를 소유한 텍사스 기업 '무이 브랜즈'도 최대 1천만달러(약 120억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이 브랜즈의 공동 창업자인 레이 워시번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운영하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에 10만달러(약 1억2천만원)를 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의 조부의 이름을 딴 '조지프 쿠슈너 유대인 학교'는 최대 200만달러(약 240억원)를 지원받았다.
AP통신은 "정부 지원을 받은 업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들이 받은 지원도 6천590억달러(약 787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고용 유지를 위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을 제공한 기업들은 미국 중소기업청이 경기부양 패키지 법(Cares Act)에 따른 PPP제도를 시행한 뒤 신속하게 지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법률회사를 포함해 야당인 민주당과 특수관계인 기업들도 이 제도의 혜택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500인 이하의 직원을 둔 업체라면 PPP제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가 문제가 될 수 없다는 논리다.
한편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특수관계인 기업 외에도 평범한 중소기업으로 보기 힘든 업체들이 PPP제도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팝아트의 거장으로 불리는 제프 쿤스의 작업실은 최대 200만달러를, 미국의 유명 래퍼 카녜이 웨스트가 운영하는 패션브랜드 '이지'(Yeezy)는 최대 500만달러의 지원을 받았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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