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코로나19 확산 주범은 결혼식·장례식

입력 2020-07-08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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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코로나19 확산 주범은 결혼식·장례식
결혼식 많은 여름에 감염자 급증…당국 봉쇄조처 재시행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팔레스타인인들이 가족, 친지와 마음을 나누는 결혼식이나 장례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여름철 결혼식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무함마드 쉬타예흐 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총리는 지난 6일 내각회의에서 요르단강 서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의 82%가 결혼식이나 장례식과 관련돼 있다면서 그런 대규모 모임을 당장 멈추지 않으면 해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보건당국은 이날 요르단강 서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4천957명으로 하루 사이 475명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가운데 316명은 요르단강 서안의 최대 도시 헤브론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6월 중순부터 코로나19 감염자가 헤브론을 중심으로 대규모로 나왔는데 결국 결혼식이나 장례식이 전염병 창궐의 통로였던 셈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여름에 결혼식을 많이 치른다.
결혼식에는 가족과 친지 등 하객 수백명이 모여 뷔페를 비롯한 음식을 즐기며 밤늦게까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보건당국 관리 알리 아베드 라부는 "헤브론 주민들은 위험한 시기에도 (결혼식) 전통을 자랑스러워하고 유지한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결혼식에) 참석하고 그들을 먹이려고 얼마나 많은 양을 잡았는지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아부 스나이네 헤브론 시장은 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그동안 대규모 모임을 막으려고 노력했지만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지역에서는 단속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봉쇄 조처를 다시 시행했다.
이달 3일부터 닷새 동안 요르단강 서안의 모든 공공 및 사설 기관의 문을 닫고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은 5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비상사태를 30일 더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팔레스타인자치정부는 지난 3월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봉쇄 조처를 도입했다가, 5월 말부터 교회, 모스크(이슬람사원), 상점, 식당 등을 점진적으로 다시 열도록 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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