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진입요건 50만주·시총 20억→100만주·50억 이상
퇴출 기준 20만주·20억원 미만으로…유예 기간 등 거쳐 3년후부터 적용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곽민서 기자 = 금융당국이 국내 증시에서 우선주 유통주식 수 증가를 위해 우선주 진입·퇴출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주가 유통주식 물량이 적은 탓에 적은 금액으로도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9일 우선주 관련 투자자 보호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삼성중공업 우선주 등 우선주 이상 급등 현상이 나타나 단순 추종 매매에 따른 개인 투자자 손실 우려가 커진 데 따른 대책이다.
지난달 주가가 100% 넘게 오른 우선주 9개 종목 모두 개인 투자자 비중이 96%를 넘는다.
금융당국은 우선 소규모 매매에 우선주 가격이 크게 변동하지 않도록 유통주식 수 증가를 유도하기로 했다.
현재 상장주식 수 50만주 이상, 시가총액 20억원 이상이면 우선주가 될 수 있으나 앞으로는 기준이 각각 100만주 이상, 50억원 이상으로 올라간다.
상장주식 수 기준을 보통주(100만주)와 맞추는 것이다.
우선주 퇴출 기준은 상장주식 수 20만주 미만, 20억원 미만으로 올라간다. 현재 기준은 5만주 미만, 5억원 미만이다.
우선주가 반기말 기준 20만주를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다음 반기말에도 20만주 미만이면 상장 폐지된다.
거래소 규정 개정, 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진입과 퇴출 기준을 각각 올해 10월과 내년 10월부터 적용한다.
이미 상장된 우선주에는 기업이 액면분할, 유상증자 등 주식 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도록 퇴출 기준에는 1년 유예가 적용되는 것이다.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10월부터는 상장주식 수 10만주, 시가총액 10억원의 완화 요건이 1년간 적용된다.
결국 지금으로부터 2년 후인 2022년 10월부터는 강화된 퇴출 요건(20만주 미만)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현재 약 11만1천주인 삼성중공업 우선주 수량이 2022년 12월 말(관리종목 지정)과 2023년 6월말(상장폐지)에도 그대로 유지되면 주식시장에서 퇴출된다.
주식 수가 50만주 미만(진입 요건 100만주의 50%)인 우선주에는 상시로 단일가 매매(30분 주기)를 적용하는 조항이 새로 마련됐다.
보통주 대비 우선주 가격 괴리율이 50%를 초과한 우선주는 단기 과열 종목으로 지정한다. 이 종목에는 3거래일간 단일가 매매를 적용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우선주 종목 120개의 보통주 대비 괴리율은 평균 316.4%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2개 종목은 이날 종가 기준 괴리율이 5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주가가 이상 급등한 삼성중공우[010145]의 경우 괴리율이 1만682.6%에 달했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보통주보다 주가가 낮은데, 이 종목의 경우 반대로 우선주 주가가 보통주 주가의 108배에 육박한 것이다.
그외 SK네트웍스우(3천912.3%)와 신원우(3천591.8%), 서울식품우(2천734.4%) 등도 수천%의 높은 괴리율을 기록했다.
투자자 주의를 환기하는 방안도 나왔다.
투자자가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이상 급등 우선주의 매수 주문을 하면 경고 팝업과 '매수 의사 재확인' 창이 자동으로 뜬다.
상시적 단일가 매매 적용, 투자유의사항 공지 의무화 방안 등은 올해 12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방안을 현시점(전날 기준)에서 적용한다고 하면 우선주 120종목 가운데 49종목(40.8%)이 관리 대상으로 지정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20만주 미만 우선주의 상장관리 강화에 15종목이, 50만주 미만 우선주에 대한 상시적 단일가 매매 적용에는 16종목이 들어간다.
금융당국은 또 주가 급등 우선주에 대한 기획 감시를 착수하고, 불건전 매매 계좌에 대한 주문 수탁 거부, 사이버 집중 모니터링 등 시장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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