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재벌 궈원구이·前백악관 수석전략가 배넌, 미국서 反中활동 앞장
WSJ "조사 목적 단정 못해…일각, 궈원구이에 대한 의구심 높아"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미국 정보 당국이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의 부동산 재벌 궈원구이(郭文貴)를 조사하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조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백악관 전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과의 업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궈씨와 미국 내 그의 미디어 활동에 조달하기 위해 사용된 자금을 조사하고 있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FBI는 2018년 컨설턴트로 배넌을 고용한 궈씨와 연관된 미디어 기업의 자금 출처를 포함해 그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주변인들에게 탐문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조사는 6개월 이상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궈씨와 배넌 측 모두 FBI로부터 어떤 연락도 못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부동산 재벌이었던 궈원구이는 뇌물·사기·자금세탁·납치·강간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이를 부인하며 2014년 해외로 도피했고 미국에 망명 신청도 했다.
그는 중국 정치·기업 엘리트 간 부패 고리에 대한 소셜미디어(SNS) 게시물 등으로 중국 당국에 찍혔고,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대중(對中) 매파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FBI의 궈원구이 '뒷조사'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궈원구이는 현재 소송 중인 버지니아의 리서치회사 '스트래티직 비전' 측에 중국 국적자들의 재정 현황, 소셜미디어 활동, 여행 기록 등의 뒷조사를 주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약 9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100만 달러를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후 계약은 파기된 상태다.
스트래티직 비전은 작년 법원 서류에서 "궈원구이는 중국 공산당을 겨냥해 조사 결과를 사용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그는 중국 반체제 인사를 잡는 역할을 맡았고 중국 당국과 공산당의 요원"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궈원구이 측은 "궈원구이는 중국 공산당이 체포하려는 반체제 인사"라며 "스트래티직 비전의 주장은 신뢰성이 완전히 떨어진다"고 반박했었다.
WSJ은 "일각에서 궈원구이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배넌은 2017년 8월 백악관을 떠난 뒤 궈원구이와 팀을 이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 공산당의 권력 남용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고, 온라인 영상과 소셜미디어에도 함께 출연했다.
배넌은 또 2018년 미디어 유명인사들에 그 회사를 소개한다는 것을 포함한 전략 컨설팅 명목으로 델라웨어 법인이 소유한 궈 미디어와 100만 달러 계약을 했다.
한 소식통은 "배넌과 궈씨는 중국 공산당과 싸우려 함께 일했고, 전 세계 중국인들에게 직접 방화벽을 뚫는 기술 유통 플랫폼과 미디어를 구축해왔다"고 말했다.
이 둘은 지난달엔 '신중국 연방'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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