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입국 금지국 고관이 일본 방문한 첫 사례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북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가 일본으로 이동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9일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도쿄에서 회담했다.
회담 내용이 즉시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교도통신에 따르면 양측은 북핵을 둘러싼 정세에 관해 협의하고 한미일 3국의 협력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등 중국에 관한 현안도 논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건 부장관은 10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과 회담한다고 교도는 전했다.
그는 일본 방문에 앞서 한국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만났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했다.
미국 국무부는 한미 동맹의 힘과 남북 협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비건 부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일본이 입국 금지 대상으로 정한 국가의 고위 관료가 일본에 온 첫 사례다.
일본 정부는 2주 이내에 미국에 체류한 외국인이 자국에 입국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지만 대면 협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비건 부장관의 입국을 특례로 인정했다.
비건 부장관은 일본에 입국할 때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았으며 아키바 사무차관과 악수가 아닌 '팔 터치'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들의 만찬 참석자 수는 통상보다 적게 조정했다.
의자의 간격은 3m 정도 유지했으며 마이크로 대화했다.
비건 부장관은 일반인과 접촉을 피하기 위해 미국 측 시설을 숙소로 선택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비건 부장관의 일본 방문이 앞으로 외국 주요 인사의 입국을 수용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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