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언론은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을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이날 새벽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차기 주자 물망에 올라 있던 박 시장이 서울 시내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고 긴급뉴스로 전했다.
교도는 박 시장이 9일 오전 관저를 나선 뒤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저녁때 박 시장의 딸이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다"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박 시장은 전 여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교도는 박 시장이 지난 5월 여론조사에서 60.5%의 지지율을 얻는 등 서울 시정은 비교적 안정돼 있었다면서 박 시장의 사망으로 범여권에서 동요가 일고 있다고 했다.
교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창립에 참여해 부패 정치인 낙선 운동을 벌여 '행동파 변호사'로 불리기도 한 박 시장은 옛 일본군 종군위안부 문제를 놓고 일관되게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고 소개했다.
또 2000년에는 일본과 아시아의 시민단체(NGO)들이 도쿄에서 옛 일본군의 성폭력을 주제로 개최한 '여성 국제 전범 법정'에서 한국 측의 검사역으로 참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공영 방송 NHK는 '서울시장, 산에서 시신으로 발견…전 비서가 성추행 고소'라는 타이틀로 공중파 TV, 라디오 및 인터넷 매체를 통해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NHK는 박 시장이 9일 오전 관저를 나선 뒤 연락이 끊겨 경찰이 수색에 나서 시신을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한 뒤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사실을 소개했다.
NHK는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처음 당선해 3기째 임기를 소화하고 있었다면서 "인구 1천만 수도(서울) 행정을 이끌던 진보진영의 리더가 갑자기 사망해 충격이 확산하고 있다"고 한국의 분위기를 알렸다.
NHK는 박 시장이 2017년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소녀상을 좌석에 설치한 노선버스에 승차하는 '정치적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면서 진보 진영 일각에선 2022년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고 전했다.
일본 신문매체는 이날 새벽에 확인된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을 10일 자 지면에 게재하지 못했지만 온라인으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박 시장이 딸에게 유언 같은 말을 남긴 뒤 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는 제목으로 박 시장 사망 소식을 웹사이트 톱뉴스로 올렸다.
마이니치, 아사히, 니혼게이자이 등 다른 주요 일간 매체도 헤드라인 섹션에 박 시장 사망 뉴스를 배치하는 등 이 사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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