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계는 보물"…11월 대선 앞두고 잇따라 소수인종 공략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지지율 추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라틴계 표심 공략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라틴계 미국인의 경제·교육 기회 확대를 추진할 자문위원회 구성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라틴계 선출 관리와 기업가 등이 모인 가운데 해당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당신들은 보물이다. 라틴계 미국인과 라틴계 미국인 사회는 보물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장벽을 쌓고 불법 이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와중에 라틴계 표심을 잡으려는 상반된 행보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당국의 단속에 걸리는 불법 이민자 대부분이 중남미 출신 라틴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강간범이나 범죄자로 몰아세우는 언사를 이어왔으며, 지난달 23일에도 남쪽 국경지대를 찾아 200마일(321㎞) 길이 만큼 장벽 건설이 이뤄진 것을 기념했다.
장벽 건설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입성을 도운 대표적 공약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후 장벽 추가 건설을 이어가고 있고, 보안 기술도 강화하며 이를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로 인해 라틴계의 비난을 사고 있지만, 지난 8일에는 백악관에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소중한 파트너"라고 극찬을 하는 등 정반대의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 10명 중 3명이 트럼프를 지지했으며, 이 같은 지지율은 현재까지 별반 변화가 없다.
AP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라틴계 미국인의 26%만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는 라틴계 표심을 잡기 위해 그들을 공략하는 정책에 부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차터 스쿨'(자립형 공립학교)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공적 자금을 지원받지만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차터 스쿨의 학생 3명 중 1명은 라틴계다.
미 전역 교사조합은 공립학교로 갈 지원금이 이러한 차터 스쿨에 돌아가고 있다면서 차터 스쿨 육성에 반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차터 스쿨을 당신들에게서 빼앗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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