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지력 검사 A평가…바이든은 통과 못할 것" 직격
바이든 "트럼프와 TV토론 하고 싶어 더는 못기다려" 응수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맞붙는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서로 자기가 총기가 있다는 식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두 사람의 나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74세, 바이든 전 부통령이 77세로, 누가 당선되든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운다. 선거전에서 자연스레 육체적, 정신적 건강이 관심사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최근 인지력 검사에서 A 평점을 받았다고 자랑스레 소개했다.
또 검진 의사들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사람도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처럼 거의 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겨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생기가 없다며 '졸린 조'(Sleepy Joe)라는 별명을 붙이고 대통령직을 수행할 정신적 능력에 의문을 품는 듯한 발언을 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인지력 검사를 통과할 수 없기 때문에 어떤 검사도 받지 않았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도 똑같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검사를 받았는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공개된 가장 최근의 인지력 검사는 2018년 1월이었는데, 당시 백악관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개 노인을 대상으로 10분가량 진행하는 이 검사는 그림 속 동물을 식별하고 기본적인 단어를 기억하는 능력 등 가벼운 검사였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전날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안정적 천재'라고 언급하는 것에 대해 조처를 하고 싶어 그와의 토론을 더는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맞받아쳤다.
한시라도 빨리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상대해주겠다고 응수한 것이다. '안정적 천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신건강이나 소셜 미디어 이용 습관을 둘러싼 논란이 생길 때 이를 반박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달 초 기자회견에서도 자신이 지속해서 인지력 검사를 받는다고 한 뒤 "여러분이 할 일은 나를 지켜보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인지력을 비교하길 고대하고 있다고 별렀다.
최근 양측 선거 캠프도 비슷한 기싸움을 벌였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지난달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이 나라를 이끄는 데 필요한 힘과 스태미나, 정신적 강인함이 없다"고 비판하는 광고를 만들었다.
이에 바이든 대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을 "강해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라고 꼬집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 매일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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