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유럽 증시 수소 관련주는 올해 평균 170%↑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 수소전기차(FCEV) 등 수소 관련 주요 종목 주가가 최근 한달여 동안 평균 50% 이상 뛰어오르면서 증시에서 수소주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수소 관련 10개 주요 종목 주가는 6월 초부터 지난 10일까지 평균 53.67% 급등했다.
이들 종목은 현대차, 현대모비스, 한화솔루션, 두산퓨얼셀, 에스퓨얼셀, 일진다이아, S&T모티브, 상아프론테크, 효성중공업, 이엠코리아 등이다.
이들은 삼성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 2곳 이상이 보고서를 통해 수소 관련주로 지목한 종목이다.
이중 수소 관련 핵심 제품인 연료전지 제조사인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 주가는 각각 125.42%, 103.90% 뛰어올랐다.
이어 자회사를 통해 수소 탱크를 생산하는 일진다이아가 92.34%, 연료전지 부품을 개발 중인 상아프론테크가 70.74%, 국내 수소충전소 1위 기업인 효성중공업이 67.83% 각각 급등했다.
한화솔루션은 계열사 한화종합화학이 지분을 보유한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주가 급등과 수소 관련 사업 확장 기대감에 39.94% 올랐으며, 자회사를 통해 수소충전소 사업을 하는 이엠코리아도 39.27% 상승했다.
국내 수소차 산업을 주도하는 현대차(0.31%)와 현대모비스(-2.78%), 현대차에 전기차 및 수소차용 모터를 공급하는 S&T모티브(-0.50%) 등 나머지 3개를 제외한 7개 종목이 약 40% 또는 그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그간 수소 관련주 주가는 2019년 1월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 공개 이후 각종 육성 정책 발표와 현대차그룹의 관련 사업 추진 소식에 일시적·간헐적으로 반응한 적은 있지만, 뚜렷한 상승 추세를 보이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이 지분 투자한 미국 니콜라가 지난달 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폭등하면서 국내 증시도 새삼 반응하고 있다.
니콜라는 아직 제품 생산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한때 시가총액이 263억1천만달러(약 31조6천억원, 종가 기준)까지 치솟았고 현재도 시총 195억8천만 달러(약 23조5천억원, 10일 종가 기준)로 현대차(21조원)를 능가하고 있다.
니콜라가 이처럼 주목받은 것은 수소차가 승용차보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대형 트럭 등 상용차 시장에 집중, 리스 모델이라는 새로운 사업모델을 선보였기 때문이라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소차는 전기차보다 충전 시간이 짧고 주행 거리가 길어 대형 상용차에 적합하지만 충전소 설치가 문제"라며 "니콜라는 물류 서비스 시장을 타깃으로 직접 충전소를 설치하고 트럭 리스 방식으로 관련 비용을 회수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니콜라는 관련 인프라 구축을 통해 수소트럭의 생산부터 운용까지 전 과정의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디젤 트럭을 대체하려는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운송회사에 니콜라의 서비스는 분명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유럽·미국 등 각국 당국도 친환경 규제 강화 및 수소경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8일(현지시간) 오는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에서 수소 비중을 14%로 끌어올려 탄소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야심 찬 수소 에너지 전략을 선언했다.
미국에서도 최근 민주당이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승용차는 2035년, 상용차는 2040년까지 신규 판매량의 100%를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차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가운데 캘리포니아 등 23개 주가 유사한 친환경 규제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미국·유럽 증시에서는 한국보다 앞서 이미 수소 관련주들이 떠올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ITM 파워(313.00%), 플러그 파워(194.30%), 발라드 파워(185.52%), 세레스 파워(135.50%), NEL(134.83%), 파워셀(117.20%), 블룸 에너지(83.67%) 등 미국·유럽 증시의 수소 관련 주요 7개 종목은 올해 들어 평균 170.18% 뛰어올랐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도 세계 최초로 수소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지난 6일 엑시언트 수소트럭 10대의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유럽 등 해외 친환경 상용차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대차는 유럽 수소 협력사들과 제휴해 수소 생산·유통·소비까지 전체 수소 생태계를 구축하고 단순 차량 판매가 아니라 운행한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서비스 방식으로 진출, 니콜라가 제시한 사업모델을 오히려 먼저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소주들의 가장 큰 리스크는 국내의 수소정책 변동 가능성이었지만, EU의 수소 육성 전략 확정 등으로 수소는 이제 '글로벌 성장 스토리'가 됐다"며 "전 세계적인 수소 시대의 개막으로 국내 정책 지원도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은영 연구원은 "한국의 수소 생태계는 형성 초기 단계이지만, 세계 주요국의 '그린 뉴딜' 정책과 맞물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 및 수소차 관련 핵심 가치사슬에 해당하는 종목들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관측했다.
◇ 국내 수소 관련 주요 종목 주가 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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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6월 이후 상승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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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퓨얼셀 │ 12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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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퓨얼셀 │ 10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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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다이아 │ 9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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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프론테크│ 7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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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중공업 │ 6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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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 3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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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엠코리아 │ 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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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 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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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모티브 │ -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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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 -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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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주요 수소 관련 주요 종목 주가 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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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연초 이후 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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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M Power │ 34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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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g Power │ 19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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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ard Power │ 18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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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res Power │ 13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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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L │ 13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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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Cell │ 1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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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 Energy│ 8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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