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필수, 미키마우스 포옹은 안돼'…어색한 디즈니월드

입력 2020-07-12 07:36   수정 2020-07-12 09:16

'마스크는 필수, 미키마우스 포옹은 안돼'…어색한 디즈니월드
코로나19 한창인데 4개월 만에 재개장…직원 750명은 출근 보이콧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영화 '스타워즈' 속 병사들인 스톰트루퍼가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고, 미키마우스는 멀리서 손만 흔들어준다. 가까이 가서 미키마우스와 구피를 안아줘서는 안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4개월 동안 문을 닫았던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는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재개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디즈니월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테마파크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비교적 한산하고 대기 줄도 길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전했다.
입장객들은 "대기 시간이 이렇게 짧았던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전염을 우려해 입장 인원을 엄격히 제한하고 각종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를 도입한 결과였다.
디즈니 측은 이날 수용 인원의 몇 퍼센트를 입장시켰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중국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지난 5월 재개장 당시 수용 인원의 20%만 입장시킨 바 있다.



이날 다시 문을 연 디즈니월드 매직킹덤과 애니멀킹덤에서는 직원은 물론 방문객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고, 체온을 점검한 뒤 가는 곳마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관한 안내를 들어야 했다.
퍼레이드와 폭죽 등 인파를 끌어모을 수 있는 행사는 모두 금지됐다.
미키마우스, 신데렐라 등 인기 캐릭터들은 말과 차량을 타고 이동해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배우조합에 소속된 무대 연기자 750명이 재개장 첫날 출근하지 않는 상황도 벌어졌다. 공연 중 마스크를 쓸 수가 없는 이들 연기자는 디즈니 측에 정기적인 코로나19 검사 제공을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디즈니의 테마파크 부문 책임자인 조시 다마코 사장은 로이터에 "이것이 우리가 운영하는 새로운 세상"이라면서 "이른 시일 안에 상황이 변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디즈니월드가 이처럼 조심스럽게 재가동에 들어간 것은 미국의 코로나19가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디즈니월드가 위치한 플로리다주는 지난 2주 동안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10만9천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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