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규모는 전날보다 줄어 수천명 참가"…주지사 석방 등 요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주(州) 주도 하바롭스크에서 12일(현지시간) 야당 소속 주지사 세르게이 푸르갈 구속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항의 시위가 이틀째 이어졌다.
이날 낮 시내에서 항의 시위를 벌인 뒤 해산했던 시민들은 저녁에 다시 모여 한번 더 가두행진을 했다.
타스 통신과 현지 언론매체 등에 따르면 전날과 마찬가지로 이날 정오부터 하바롭스크 시내 레닌광장과 중심가에서 항의 집회와 가두행진이 벌어졌다. 하지만 시위 규모는 전날에 비해 줄었다.
시위대는 플래카드를 들고 '푸르갈, 푸르갈', '석방하라', '우리의 푸르갈, 우리의 선택' 등의 구호를 외치며 중앙로를 따라 행진했다.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시위대에 호응했다.
주정부 청사 주변에는 경찰이 배치됐으나 시위를 막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1천명 이상의 시민들은 일단 몇시간 동안의 낮 시위를 끝내고 해산했으나 저녁 9시 무렵 다시 레닌광장에 모여 가두행진을 재개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녁 시위에는 약 1천~3천명이 참가했으며, 이들의 가두행진으로 인해 시내 차량 통행이 완전히 마비됐다.
낮 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경찰은 시위에 개입하지 않았으며 참가자 연행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에도 하바롭스크 시내 레닌광장과 중심가에서 최대 3만5천명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시위 참가 인원을 1만~1만2천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푸르갈 주지사를 석방하고 유죄 증거가 있으면 하바롭스크에서 재판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와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9일 아침 출근 중이던 푸르갈 주지사를 하바롭스크의 자택 인근에서 전격 체포해 수천km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로 압송한 뒤 구속 수사를 벌이고 있다.
푸르갈 주지사는 지난 2004년부터 2년간 극동 하바롭스크주와 아무르주에서 자행된 범죄조직의 기업인 살해와 살해 미수 사건 등에 개입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위원회는 당시 사업을 하던 푸르갈이 최소 2건의 살인 사건과 1건의 살인 미수 사건을 주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인 출신인 푸르갈 주지사는 2018년 9월 지방 선거에서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야당인 '자유민주당' 소속으로 하바롭스크 주지사에 선출됐다.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70%의 득표율로 현역 주지사였던 여당(통합러시아당) 후보를 눌러 파란을 일으켰다.
일각에선 푸르갈 수사와 관련, 오는 9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크렘린궁이 '야권 손보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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