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서울대 연구진 "세라믹 마이크로패터닝·박막입체공정 개발…상용화 가능 수준"
"작동온도 500℃에서 성능 50% 향상…안정성·양산성·대면적화 동시 만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고체 산화물(세라믹) 연료전지를 3차원 마이크로 입체구조로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 500℃의 비교적 낮은 작동 온도에서 성능을 기존 평면 세라믹 연료전지보다 50% 높이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소재연구단 김형철 박사팀은 14일 서울대 최만수 교수팀과 함께 3차원 구조를 갖는 고성능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를 개발,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의 성능과 안정성, 양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세라믹 연료전지는 보통 750℃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작동되며 발전용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만 높은 작동온도로 인한 신뢰성·공정비용 문제가 상용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동온도를 600℃ 이하로 낮추는 연구가 계속되고 있지만 낮은 온도에서 고성능과 고신뢰성, 양산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고분자-세라믹 복합체로 된 음극 기판에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의 피라미드 모양을 새겨 넣어 3차원 음극 기판을 만드는 세라믹 마이크로패터닝 공정을 개발했다.
3차원 입체 구조는 평면 구조보다 전극·전해질 경계면이 증가, 전극 반응 저항은 줄고 이온 전달 성능은 높아져 고성능 세라믹 연료전지를 구현할 수 있는 이상적 형태로 알려져 있다.
세라믹 마이크로패터닝 공정은 고분자의 물성 때문에 부드러운 상태인 고분자-세라믹 복합체를 고분자 틀(mold)을 이용해 3차원 구조 음극 기판으로 만들고 이를 열처리해 단단한 세라믹을 완성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제작한 3차원 음극 기판 위에 박막 증착 공정을 적용해 전해질과 전극이 여러 층을 이루는 3차원 입체구조의 멀티스케일 세라믹 연료전지를 완성했다.
3차원 마이크로 입체구조 세라믹 연료전지는 기존 평면 구조보다 성능이 50% 이상 높고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세라믹 연료전지를 16㎠ 이상 대면적으로 제작해 실험한 결과 작동 온도 500℃ 기준 13W 이상의 출력을 냈으며, 500시간 이상 장기구동 후 성능 저하율이 0.05%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출력 성능은 지금까지 보고된 저온형 세라믹 연료전지 중 세계 최고 수준이며, 특히 500시간 이상 장기구동에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것은 독보적인 성과라고 덧붙였다.
김형철 박사는 "성능·안정성·대면적화·양산성 등 모든 지표를 동시에 만족하는 마이크로 입체 구조의 저온형 세라믹 연료전지를 구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상용화를 위해 민간기업과 손잡고 파일럿 규모의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에너지·환경 분야 국제학술지 '에너지 & 환경 과학'(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온라인 게재됐다.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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