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퀄 CEO "어떤 형태의 강제노역 이용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미국으로부터 중국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내 위구르족 소수민족의 강제노역을 통해 제품을 생산했다는 의혹을 받는 홍콩의 대형 의류업체 CEO(최고경영자)가 결백을 주장하면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현지 공장을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의 의류 주문생산업체인 에스퀄(Esquel)의 존 체 부회장은 13일 보도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만일 법안(미국 의회의 '위구르 강제노역 방지법안'(Uygur Forced Labour Prevention Act)이 통과되면 우리에게 큰 타격을 가할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 의회의 짐 맥거번(민주ㆍ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의원들은 지난 3월 위구르족의 강제노역을 통해 생산된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위구르 강제노역 방지 법안' 초안을 공개한 바 있다.
에스퀄은 중국의 5개 회사와 함께 법안 초안의 잠재적인 제재 대상에 포함된 기업이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달 17일(현지시간) 미 상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강제노동에 의해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법률을 강력히 시행할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강제노역으로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존 체 부회장은 인터뷰에서 에스퀄이 미국 제재의 십자포화 선상에 놓여 있지만 움츠러드는 대신에 신장위구르 자치구 내 생산시설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그는 "물론 우리가 우리의 공장을 포기하고 폐쇄를 하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그것은 우리가 혐의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절대로 어떤 형태의 강제노력도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스퀄은 연간 1억 벌 이상의 의류를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만들어 이 가운데 3분의 1가량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창업 42년을 맞는 에스퀄은 1995년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생산 시설을 세웠다.
에스퀄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방적 공장 3곳과 면사 분리 공장 2곳 등 의류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2020 위구르 인권정책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위구르 강제노역 방지법안까지 입법화할 경우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소수민족 탄압에 책임이 있는 중국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에 서명한 바 있다.
지난 5월 말 상·하원을 차례로 통과한 위구르 인권정책 법은 백악관에 대해 180일 이내에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의 고문, 불법 구금, 공권력에 의한 실종 사건 등 인권 탄압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의 신원을 확인해 의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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