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탓 유지·보수 안돼 부식 심각…폭발 우려도 커
원유 유출시 대규모 환경 오염, 어민 생계 위협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예멘 반군 후티(자칭 안사룰라)가 호데이다 부근 홍해 상에 있는 오래된 유조선에 유엔 조사단의 접근을 허용했다고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이들 외신에 "예멘 반군이 유엔 조사단이 유조선에 승선해 간단한 수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라고 말했다.
'세이퍼'라는 선명의 이 유조선은 호데이다 항구에서 7㎞ 떨어진 홍해에 1988년부터 정박했다. 예멘 국영 석유공사 소유로, 엔진이 없어 이동하지는 못하고 해상 저유시설로 쓰였다.
2015년 예멘 내전이 발발한 뒤 예멘 반군이 호데이다항구를 장악하면서 이 유조선도 통제하게 됐다.
이 유조선에는 약 110만 배럴의 원유가 실렸으나, 건조된 지 45년이 지나 낡은 데다 그간 유지·보수되지 않고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던 탓에 부식과 이에 따른 침수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조선 안의 유증기를 밖으로 배출하는 작업도 수년간 이뤄지지 않아 폭발 위험이 커졌다.
유조선이 폭발해 이 안에 저장된 원유가 한꺼번에 유출되면 홍해의 환경은 물론 어민 12만여명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또 원유 유출 시 예멘의 최대 물류 수입항인 호데이다항구의 운용도 중단돼 그렇지 않아도 내전으로 피폐해진 예멘의 상황이 더 악화할 수도 있다.
유엔은 15일 '떠 있는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는 이 유조선의 처리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연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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