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현지매체 인용 보도…'수자원 안보' 음모론까지
"어차피 수출 안 돼…소유투명성이 더 큰 문제"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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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소재 등을 두고 중국과 호주의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호주에서 자국 내 물 산업에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호주는 1980년대부터 일부 지역에서 물을 거래 가능한 상품으로 지정했으며, 현재는 연간 거래 규모가 30억 호주달러(약 2조5천117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호주에서는 땅을 소유한 농부가 수리(水利)권을 가지며, 이 권리를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
호주는 지난해 역사상 가장 덥고 건조한 기후를 기록했는데, 이에 따라 100만ℓ당 물값은 우기에 20 호주달러(약 1만6천원)에서 건기에 1천 호주달러(약 83만7천원)까지 요동쳤다.
이 시장에는 외국업체를 포함한 누구든 참여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투자현황은 비공개 상태이며 제대로 된 감시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호주에서는 지난달 이 권리에 대한 최신 '외국소유 명단'이 발표됐는데, 지난해 6월 기준 중국 투자자들이 전체 시장 거래 가능 양의 1.9%인 7천560억ℓ를 가지고 있어 외국인 가운데 가장 많았다.
2위는 7천130억ℓ(1.85%)를 소유한 미국이었고, 전체 외국인 소유 비중은 10.5%로 전년 대비 0.1%P 상승했다.
SCMP에 따르면 호주 매체에서는 최근 이와 관련해 중국에 비판적인 보도가 이어졌고, 한 유력매체에서는 '중국의 물고문'이라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호주 인터넷상에서는 호주의 수자원 안보와 중국을 연관 짓는 음모론까지 퍼졌고, 한 유명 라디오 방송에서는 "호주 농부들이 중국에 물을 빼앗기고 있다"고 방송하기도 했다.
반면 호주국립대학 쿠엔틴 그래프턴 교수는 SCMP 인터뷰에서 "물 거래는 중요한 이점이 있다"면서 "외국의 물 소유가 반드시 문제인 건 아니며, 중국에 대한 우려는 실체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작물은 움직일 수 없지만 물은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가뭄이 왔을 때 이러한 방식으로 농사를 더 잘 할 수 있다"면서 "누가 물을 소유했는지는 문제가 아니다. 물은 어디 가지 않으며, 수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과도한 물 사용이나 소유의 투명성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래프턴 교수는 "모든 관개 회사·개인이 완전히 투명할 경우 얼마나 물을 뽑아서 저장하고 어디에 쓰는지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래서 원하는 이야기는 뭐든 만들어낸다"고 밝혔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의 나타샤 카삼은 중국에 대한 부정적 보도에 대해 "중국과의 관계가 호주의 경제·안보에 어느 때보다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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