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계 좋다"며 불껐지만…파우치 "완전봉쇄 안해 재확산"(종합)

입력 2020-07-14 08:21  

트럼프 "관계 좋다"며 불껐지만…파우치 "완전봉쇄 안해 재확산"(종합)
균열설 여진 속 '때리려면 때려라' 갈길 가는 파우치, 소신발언 계속
바이든측 '파우치 때리기'에 "책임 모면하려는 역겨운 시도"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전염병 최고 권위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의 불화설에 대해 일단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은 이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은 미국이 완전한 봉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소신 발언을 이어가는 등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파우치 박사와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그가 매우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며 "나는 그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나는 항상 그에게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백악관이 흠집 내기 계략을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해명하며 "대통령은 매우 좋은 업무 관계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파우치 소장을 여러 의견을 제시하는 많은 보건 당국자 중 한 명으로 묘사하며 그 비중을 깎아내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파우치 소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발언을 연달아 하는가 하면 주말 사이 파우치 소장의 과거 '잘못된 주장' 리스트가 백악관발로 기자들에게 전달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파우치 때리기' 양상이 연출되면서 균열설이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다른 견해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으로 'Mr.쓴소리'로 불려온 파우치 소장은 지난 주말 극에 달한 백악관의 공격에도 불구, 이날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대선 국면에서 조기 경제 정상화, 그리고 최근 들어서는 학교 정상회에 열을 올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불편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었다.
CNN방송,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스탠퍼드 의대 화상 세미나에서 "우리는 완전히 봉쇄하지 않았고 그것이 확진자 수가 늘어난 이유"라며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하루에 약 2만명 정도의 안정세를 유지하는 시점에서 문을 다시 연 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텍사스와 다른 여러 주에서 급증세를 목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학자들이 약과 백신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나가는 가운데 미국에서의 발병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끝을 보기 시작하지 조차 못했다"고도 했다.
다만 "과학자들이 적어도 하나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개발해낼 것이라는 데 대해 신중하게 낙관적"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미증유의, 그리고 최악의 악몽',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으로 부르며 "지금으로부터 50년 뒤 사람들은 우리가 (스페인 독감 펜데믹이 절정이었던) 1918년 발병 당시를 되돌아본 방식으로 이(코로나19)에 대해 되돌아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디지털 전략을 총괄하는 댄 스커비노 백악관 디지털 전략 선임 보좌관은 전날밤 페이스북에 파우치 소장을 조롱하는 노골적인 카툰을 공유했다.
파우치 박사의 형상을 한 수도꼭지에서 '학교는 이번 가을에 계속 폐쇄돼야 한다', '무기한 봉쇄!', '입 닫고 따르라!' '미국프로풋볼(NFL) 시즌 반대' 등의 문구와 함께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 카툰이다.
옆에서는 공화당 랜드 폴 상원의원을 연상시키는 '랜드'라는 이름의 남성이 '저 사람의 입을 막아라'고 외치고 있다.
수도꼭지를 뜻하는 'Faucet'이란 단어와 파우치 박사 이름(Fauci)이 비슷한데서 착안한 풍자로 보인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캠프의 앤드루 베이츠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의 파우치 소장 공격과 관련,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파우치 박사와 같은 의학 전문가들의 경고와 지침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사태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의 최고 전염병 권위자를 탓해 책임을 모면하려는 대통령의 역겨운 시도는 비극적인 사망자 통계가 계속 올라가는 가운데 리더십의 끔찍한 실패를 보여주는 또하나의 사례"라고 맹비판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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