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실행 어렵고 미국에도 손해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중국을 겨냥해 보복 방안을 고심하는 미국이 홍콩달러 페그제 폐기는 고려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보좌진은 페그제를 폐기하는 방안에 관한 논의를 중단했다고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홍콩달러 페그제란 홍콩이 자국 통화 환율을 1 미국달러당 7.75∼7.85 홍콩달러 범위에 묶어두는 제도로, 홍콩 달러의 안전성을 높여 외국인들의 홍콩 투자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제도가 무너지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 홍콩의 지위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일 미국 정부 및 백악관 당국자들이 홍콩달러 페그제를 폐기하는 식으로 홍콩 은행들의 미국 달러 접근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안은 내부적으로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해 고려 대상에서 배제됐다고 한 관계자가 블룸버그에 전했다.
이 관계자는 페그제 폐기를 실행하는 게 어려운 데다 결과적으로 미국에도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당국자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통과로 격화한 미중 갈등은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에 관한 공방 등 다양한 분야로 전선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 성명을 통해 중국이 일방적으로 영해 및 해양 자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남중국해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며 필리핀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 등 인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의 성명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 지역의 영토 분쟁에서 어느 한쪽을 편들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뒤집었다고 평가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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