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정부, 게임업계 여성혐오 실태 조사 즉각 시행해야"

입력 2020-07-14 16:24  

여성계 "정부, 게임업계 여성혐오 실태 조사 즉각 시행해야"
류호정 의원 "인권위 권고사항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



(세종=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여성계와 시민단체는 14일 게임업계의 여성 혐오 실태를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과 관련해 정부에 신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과 전국예술강사노조 등 30개 여성단체와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게임업계 사상검증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이행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 업계의 여성 혐오 및 차별적 관행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인권위의) 이번 결정문으로 게임업체들이 작업자의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직업 수행상 불이익을 주었음이 일정 부분 사실로 인정되었고, 또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업계에서 배제하라고 항의한 게임 이용자들의 요구가 인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행위임이 다시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2016년 넥슨의 온라인 게임 '클로저스' 작업을 한 성우가 여성주의 사이트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교체당한 사건에 대한 진정을 2018년 11월 접수해 검토해 왔다.
인권위는 2년 만인 지난 8일 문체부에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을 권고하는 동시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도 게임콘텐츠 제작 지원 시 업체 선정기준을 개선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다.
다만 국가인권위원회법상 프리랜서는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이유로 의견만 표명하고 조사요구 자체는 각하했다.
이에 대해 전국여성노조는 "법이 정의하는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돼 보호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다시 한번 여실히 드러났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또 게임업계에 대해 "게임 이용자의 반인권적 집단행동 옹호를 중단하고 피해자를 업계로 복귀시키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게임업계 노동자였던 시절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동료가 회사에 신고했던 일을 기억한다. 밥벌이의 공간에서 '혐오'를 만난 순간이었다"고 회상하면서 "게임업계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과 여성 혐오 및 차별적 관습을 끊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이 업계에서 이행되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ohye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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