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미국서 564억달러 수입…늘기는커녕 작년보다 4.8% 줄어
반환점 돌았지만 '대량구매' 조짐은 아직…무역합의 파기 관측 여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 따라 중국이 미국 상품을 예년보다 훨씬 많이 사야 하지만 실제로 올해 상반기 중국의 미국 상품 수입액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입액은 564억3천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4.8% 감소했다.
이미 올해의 반이 지난 가운데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중국이 미국 상품 구매를 예년보다 크게 늘려 1단계 무역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미중 양국은 지난 1월 미국이 대중 관세를 일부 완화하고, 중국은 향후 2년간 2천억 달러어치에 달하는 미국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 구매'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1단계 무역 합의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올해 365억달러어치의 농산물을 포함한 미국 상품 767억달러어치를, 내년에는 1천233억달러어치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
중국은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성공해 경제를 상당 부분 정상화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의지를 천명하면서도 아직 본격적으로 미국 상품 대량 구매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리쿠이원 해관총서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의지를 피력하기는 했다.
그는 "무역합의는 이행되고 있다"며 "현 상황에서 쌍방의 경제무역 관계의 건강한 발전은 중미 양국 경제 안정을 수호하고,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상반기 중국의 전체 수입 감소율보다 대미 수입 감소율이 2%가량 낮다면서 자국이 코로나19 충격 탓에 어려운 무역 여건 속에서도 미국 상품 구매 확대를 위해 애썼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리 대변인은 "중미 쌍방이 마땅히 여건을 조성하고 간섭을 배제하면서 함께 1단계 무역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표현은 중국 당국자들이 최근 미국의 대중 압박이 계속될 경우 무역 합의가 순탄치 않을 수 있음을 에둘러 경고할 때 즐겨 쓰는 표현이다.
올해 11월 대선을 불과 넉 달 앞두고 중국은 1단계 무역 합의를 미국이 자국을 극단적으로 몰아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와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등을 거치면서 미국과 중국의 대결은 더욱더 거칠어지고 있다.
따라서 외교가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흡족해할 만한 대규모 구매를 행동에 옮기지 않는다면 1단계 무역 합의가 파기되고 미중 관계 갈등이 전면적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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