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많은 비 이어져…대피소 등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몬순(계절풍) 우기에 접어든 남아시아에서 폭우 피해가 커지고 있다.
15일 현지 언론과 AFP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지난달 하순부터 이어진 폭우로 방글라데시, 인도 동북부, 네팔에서 약 400만명이 홍수 피해를 봤다.
특히 230여개의 강이 밀집해 저지대가 많은 방글라데시의 침수 피해가 컸다.
아리푸자만 부이얀 방글라데시 홍수 예보·경고센터장은 AFP통신에 "10년 만에 최악의 홍수가 될 것 같다"며 "국토의 3분의 1가량이 물에 잠긴 상태"라고 말했다.
부이얀 센터장은 예보에 따르면 비가 더 올 예정이라며 "제방이 더 터진다면 최악의 경우 국토의 40%까지 침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폭우로 인해 현지에서는 150만명이 가옥 침수 등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곳곳의 도로와 농경지도 물에 잠겼다.
농부 압두르 라시드는 "아내와 세 아이를 대피소인 학교 건물로 보냈다"며 "집이 물에 잠겼지만 나는 재산을 지키기 위해 남았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인근 인도 동북부 지역에도 폭우가 강타했다. 이 지역 아삼주에서만 21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아삼주 당국은 "2주 이상 많은 비가 쏟아져 주 내 33개 지구 가운데 26곳에 피해가 생겼다"며 "이번 비로 인해 숨진 이도 7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현지 카지랑가 국립공원도 완전히 침수됐다. 이 곳에 서식하는 희귀종 외뿔코뿔소는 고지대로 옮겨졌다.
당국은 피해 지역에 주 재난 대응팀을 파견해 구조 작업에 나섰고, 군 병력도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에서도 폭우로 인해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 5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남아시아의 몬순 우기는 6월 중하순부터 시작돼 9월까지 이어진다.
당분간 폭우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된 상태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지역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곳이라 어려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대피소 내 밀집 환경 등에서 바이러스가 크게 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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