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00명 체포"…내달 대선에 현 대통령 포함 5명 입후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다음달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옛 소련 국가 벨라루스에서 14일(현지시간) 야권 성향 인사들의 대선 입후보가 거부된 데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져 다수의 참가자가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은 15일 벨라루스 현지 인권센터 '베스나'(봄)를 인용해 전날 저녁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약 200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베스나는 체포된 사람 중에는 시위 상황을 취재하던 외국 특파원과 현지 기자 등 10여명도 포함됐으나 이들은 이후 풀려났다고 전했다.
이밖에 다른 도시들에서도 약 50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체포됐다고 베스나는 덧붙였다.
이들은 전 금융인 출신의 빅토르 바바리코와 첨단기술파크 대표 발레리 체프칼로 등의 대선 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에 의해 등록이 거부된 데 항의해 민스크 시내에서 산발적 시위를 벌였다.
벨라루스의 갑부 은행가로 대선 도전을 선언했던 바바리코는 지난달 중순 자신이 운영했던 은행의 돈세탁, 탈세 등에 관여한 혐의로 당국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일각에선 바바리코의 약진에 위기를 느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그의 후보 등록을 막기 위해 바바리코가 올해 5월까지 경영했던 대형 민간은행 '벨가스프롬방크' 수사를 지시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가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민스크 시내 거리와 지하철 역 등을 봉쇄해 시위를 저지하는 한편 참가자들을 체포했다.
한편 벨라루스 중앙선관위는 14일 대선 후보 등록을 마감하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을 포함한 5명의 후보가 공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루카셴코에 대적할 만한 유력 후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1994년부터 26년 동안 옛 소련에서 독립한 벨라루스를 철권 통치해온 루카셴코 대통령(65)이 8월 9일 대선에서 6기 집권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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