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힘' 이란 반정부 시위자 3명 사형 중단

입력 2020-07-16 15:51  

'소셜 미디어의 힘' 이란 반정부 시위자 3명 사형 중단
"#처형 하지말라" 해시태그 750만회…법원 다시 재판
트럼프도 반대 트윗…앰네스티 "불공정 재판"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청년들을 처형하지 말라는 소셜미디어(SNS)의 외침 속에 당국의 사형 집행이 중단되고 다시 재판이 열리게 됐다.
16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란 사법부는 지난해 반정부 시위 참여자인 아미르호세인 모라디, 모하마드 라자비, 사이드 탐지디 등 20대 남성 3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중단했다.
이는 이란 사법부가 지난 14일 이들에 대한 최종심에서 사형을 확정한 후 이틀만이다.
이번 조치는 이들 3명의 사형이 발표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수백만명이 SNS를 중심으로 사형 반대 운동을 전개한 끝에 나왔다.
이란 현지 SNS에선 '#처형하지 말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이들의 사형에 반대하는 캠페인이 확산했다. 누리꾼들은 피고인들이 흉악범이 아니라 평범한 학생이라고 호소했다.
해시태그는 지난 14일 이란 사법부의 발표 이후 현재까지 750만회나 사용됐다고 BBC는 전했다.
처형 반대 캠페인에는 현지 유명인도 동참했다.
이란 유명 축구선수 마수드 쇼자에이는 인스타그램에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하산 로하니 대통령, 에브라힘 라이시 사법부 수장에게 요청한다"면서 "젊은 이란인 3명에게 자비를 베풀어달라"며 사형 집행 중단을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전날 트위터로 "이란에서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3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이들의 사형은 언제든지 집행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전 세계에 개탄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집행돼선 안 된다"라고 주장하며 '#처형하지 말라'는 해시태그도 붙였다.
이란 사법부는 이들에 대한 재판을 다시 진행할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피고인 3명은 지난해 11월 정부의 휘발유 가격 인상에 반대한 전국적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다.
이들은 무기 강도와 기물 파손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시위 현장 사진을 찍어 외국 언론사에 보낸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피고인들이 "극도로 불공평한 재판"을 받았다며 "당국의 고문 등 학대 혐의는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앰네스티는 "당국은 피고인들을 기소할 때 모라디의 '자백'에 의존했는데, 이는 변호인이 없는 상황에서 폭행, 전기 충격 등을 동원해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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