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구진 "라파엘로 '의료 사고'로 사망…방혈이 원인"

입력 2020-07-18 08:00  

이탈리아 연구진 "라파엘로 '의료 사고'로 사망…방혈이 원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출신의 르네상스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 다 우르비노(1483∼1520)가 '의료 사고'로 사망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비코카대 연구진은 라파엘로가 생존했던 시기의 여러 사료와 증언 등을 토대로 사망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이같이 추정했다.
그동안은 라파엘로의 사인으로 매독, 장티푸스, 말라리라 등이 언급돼왔다.
그는 마지막 수일간 고열을 앓다가 1520년 4월 로마에서 37세 나이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시대에 살았던 인물들의 여러 증언을 종합해보면 라파엘로는 당시 매독 같은 질병이 아니라 폐렴을 앓고 있었다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라파엘로가 마지막에 유서를 남기는 등 삶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진 점으로 미뤄 급성 폐렴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를 치료하던 의사가 증상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다량의 피를 뽑는, 이른바 방혈(放血) 치료법을 택해 결국은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것이다.
방혈은 그 당시 여러 질병의 치료법으로 시술됐지만 폐 관련 질병에는 활용되지 않았다고 한다.
연구진 가운데 하나인 미켈레 아우구스토는 "라파엘로는 장 관련 질병을 앓고 있지는 않았다"면서 "우리가 발견한 여러 증거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폐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확실한 것은 방혈이 라파엘로 사망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이탈리아 내과학회가 발간하는 저널에 게재됐다.
'아테네 학당'으로 유명한 라파엘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과 함께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3대 거장'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올해 라파엘로 사후 500주기를 맞아 기념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선보이고 있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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