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해독 실패…올해 1월 혁명수비대 '오인 격추'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당국이 올해 1월 이란 테헤란 상공에서 혁명수비대에 격추된 우크라이나항공(UIA) 여객기의 블랙박스를 프랑스로 보냈다고 이란 ILNA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흐센 바하르반드 이란 외무장관 보좌관은 이 매체에 "17일 블랙박스를 프랑스로 보냈고 20일부터 해독 작업이 시작된다"라고 말했다.
항공 사고는 발생지 정부에 우선 조사권이 있지만 이란 항공당국은 지난 반년간 블랙박스를 해독하지 못했다.
이란 항공당국은 블랙박스가 심하게 훼손된 데다 격추된 여객기가 미국의 보잉 737-800 기종이라 양국의 적대적 관계 탓에 블랙박스 해독에 필요한 전문 장비를 미국 측에서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블랙박스 해독은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가 맡는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은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위기가 고조된 긴장 속에 발생했다.
1월 3일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무인기로 폭사시키자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1월 8일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군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2발을 발사했다.
공교롭게 탄도미사일이 발사된 지 1시간여 뒤인 오전 6시12분께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이륙했고, 3분 뒤 혁명수비대가 쏜 방공미사일 2발에 맞아 추락해 폭발했다.
이 사건으로 이 여객기에 탄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모두 숨졌다. 국적별 사망자는 이란인 82명, 캐나다인(이란 이중국적자) 63명, 우크라이나인 11명, 스웨덴인 10명 등이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 여객기를 미국이 이라크에서 테헤란을 향해 쏜 순항미사일로 오인하고 대공망 운용 요원이 상부의 지시 없이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했다고 해명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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