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동물원 '외로운 코끼리' 캄보디아 보호구역 이주 판결

입력 2020-07-19 10:00  

파키스탄 동물원 '외로운 코끼리' 캄보디아 보호구역 이주 판결
30여년간 좁은 공간에 살다 짝 잃고 고개 까딱이는 정형행동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30여년 간 파키스탄의 좁은 동물원에 살다 8년 전 짝까지 잃어 '가장 외로운 코끼리'로 명명된 수컷 코끼리가 캄보디아의 야생 보호구역으로 이주하게 됐다.



19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법원은 이슬라마바드 마자가 동물원에 살던 카아반(Kaavan)이란 이름의 수컷 코끼리를 캄보디아로 이주시키는 계획서를 전날 승인했다.
카아반은 1985년 1살 때 스리랑카에서 파키스탄 대통령 선물로 보내졌다.
동물원으로 옮겨진 카아반은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사슬에 묶여 생활하기를 반복했고, 1990년 스리랑카에서 이송돼 함께 살던 암컷 코끼리 '사헬리'가 2012년 죽은 뒤 혼자 남았다.
카아반의 우리에는 40도까지 올라가는 더위를 피할 그늘조차 충분하지 않았다.
카아반은 계속 고개를 까딱거리는 정형행동도 보였다. 정형행동은 우리에 갇혀 사는 동물이 목적 없이 반복적으로 이상행동을 하는 것을 뜻하며,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카아반을 '파키스탄에서 가장 외로운 코끼리'라고 명명하고, 카아반을 야생으로 풀어달라고 지속해서 캠페인을 벌였다.
특히 2016년 미국의 팝 스타 셰어가 앞장서 캠페인을 벌여 20만명이 카아반 석방 탄원서에 서명했다.
이에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등법원은 올해 5월 "동물원이 지난 30여년간 코끼리의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며 "파키스탄 안이든 바깥이든, 코끼리를 적합한 보호구역으로 보내 고통을 끝내야 한다"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동물원 시설을 개설하는 동안 곰과 사자, 새 등 수십 마리의 다른 동물들도 임시 보호처로 이동시킬 것을 함께 명령했다.
이슬라마바드 야생동물관리위원회는 카아반을 이주할 적당한 야생 보호구역을 찾다가 캄보디아의 2만5천 에이커(101㎢) 규모 보호구역으로 이주시키겠다고 법원에 계획을 제출했고, 재판부가 이를 승인했다.
앞서 스리랑카 정부는 카아반을 다시 데려올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카아반이 이주할 캄보디아의 야생 보호구역에는 80마리 이상의 코끼리가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법원 판결이 슬프지만 올바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카아반을 어떻게 캄보디아로 옮길지 준비 중이며 4주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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