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중국 광둥성 제조업계 분위기 전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장기화로 중소 제조업체의 폐업이 속출하는 가운데, 일부는 최근 중국 정부가 허용한 '노점 경제'를 통한 활로 모색까지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둥관(東莞)의 제조업 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은 물론 내수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폐업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주 양말공장에서 양말 재고 400만 켤레 판매 홍보를 위한 도움을 요청해왔다"면서 "이번 주에는 신발공장에서 1천600만 위안(약 27억4천만원) 상당의 신발 재고 수만켤레 처리를 문의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막혀버린 기존 판로 대신, 최근 중국에 새롭게 등장한 '노점경제'를 이용해 재고를 처리하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광둥성에서 의류공장을 운영하는 황웨이제 씨는 수만벌의 재고를 도소매 시장에 처분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자신의 차량 뒷좌석에 옷들을 싣고 노점판매에 나섰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노점 판매를 강하게 단속해왔고 현재도 베이징(北京) 등 대도시는 단속 방침을 이어가고 있지만,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지난달 '노점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을 언급하면서 분위기에 변화가 있다는 게 SCMP 설명이다.
황씨는 "노점 자리의 한 달 임대료가 400~600 위안(약 6만8천~10만2천원)인데 하루에 많게는 500위안(약 8만5천원)씩 벌 수 있는 곳도 있다"면서 "20개 이상의 노점을 차리고 사람들을 고용하면 옷을 더 팔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소규모 제조업체들의 경영환경은 계속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주하이 연합국제학원의 사이먼 자오 교수는 "향후 몇 달 간 수요가 약해 공장들은 계속 폐업할 것"이라면서 "시장참여자들의 생산능력이 수요와 균형을 맞출 때까지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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