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틀 전 파우치에 "불안조장자" …재개한 브리핑에도 안불러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달만에 재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초대를 받지 못했다.
파우치 소장은 21일(현지시간) 오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초대를 받지 못했다. 거기(브리핑)에 있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5시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브리핑을 1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브리핑에서 역시 파우치 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다시피 한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확산 초반 트럼프 대통령 일일 브리핑의 단골 참석자였다.
행사에서 주로 발언권을 독차지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파우치 소장과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TF) 조정관 등 보건 전문가들에게 매일 발언 기회를 주며 그 위상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미국이 코로나19 감염·사망자 규모에서 1위로 올라서고 트럼프 행정부의 부실대응 논란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소신 발언을 피하지 않는 파우치 소장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공개적 비판 발언을 하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4월 말 이후 석 달 만에 재개하는 브리핑에 파우치 소장은 동참하지 못했다. 파우치 소장을 비롯한 당국자들을 병풍처럼 세워놓고 하던 이전 코로나19 브리핑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엔 혼자 단상에 섰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사안에 대한 나의 반응에 대해 그들의 의견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불안조장자보다는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신을 '불안조장자'로 지칭한 데 대한 반응이다. 감염병 전문가로서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현실에 맞는 대응법을 제시한 것 뿐이며 경제정상화를 서두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이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다는 우회적 항변으로 읽힌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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