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고지도자 "솔레이마니 죽음 잊지 않아…미국에 보복할 것"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이란을 방문한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신임 총리가 자국 영토에서 발생하는 이란에 대한 어떤 위협도 허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 외신은 알카드히미 총리가 21일(현지시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두 나라의 정치적 긴장 완화를 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월 바그다드 공항에서 벌어진 미국의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암살 사건 이후 이라크 영토 내에서 고조되고 있는 미국과 이란의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를 내비친 것이기도 하다.
알카드히미 총리는 이란 국영TV를 통해 생중계된 회담에서 "이라크 국민은 두 나라의 내정 문제에 대한 불간섭 원칙에 따라 이란과 좋은 관계를 맺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도 알카드히미 총리의 방문이 양국 관계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반기며 "이라크의 편에서 이라크의 국가 안보와 안정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앞서 지난 5월 총리로 공식 임명된 알카드히미 총리는 자국 내에서 충돌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힘겹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그가 이란의 원조를 받는 민병대와 정치 세력을 견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그를 친미 성향으로 분류한 이란 연립 정당과 무장단체의 압박도 점점 더 커지는 형국이다.
같은 날 로하니 대통령에 이어 알카드히미 총리를 맞이한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솔레이마니 사건을 재차 언급하며 미국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하메네이는 "그들(미국)은 이라크 영토에서 이라크의 손님을 살해하고도 공개적으로 범행을 자백했다"면서 "이란은 이를 절대 잊지 않을 것이며, 미국에 반드시 보복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와 미국 관계 등을 비롯한 내정에 간섭하지 않겠다면서도 이라크에 주둔 중인 미군이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철수 법안 이행을 압박했다.
하메네이는 이어 "미국은 적이며, 이라크의 독립적이고 강력한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회담은 지난 19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이라크를 방문해 알카드히미 총리를 만난 뒤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자리프 장관은 당시 미군의 공습이 이뤄졌던 솔레이마니 사건 현장에 들러 "(솔레이마니 사건에도) 이란과 이라크 관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의 우호를 강조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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