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용광로' 포항 1고로 4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입력 2020-07-22 11:56   수정 2020-07-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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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용광로' 포항 1고로 4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철강업계 "상징성 커 착잡, 대형화·스마트화 추세 맞춘 것"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국내 최장수 고로인 '포항제철소 1고로'가 4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포스코[005490]가 지난 21일 2분기 실적발표 설명회를 통해 내년에 포항 1고로를 폐쇄하겠다고 밝히면서 업계에 반향이 일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국보 1호'라는 타이틀이 있을 정도로 포항 1고로가 갖는 상징성이 큰 데다, 현재 국내 철강 산업의 대형화·스마트화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다.

포항 1고로는 1973년 6월 9일 첫 쇳물을 쏟아낸 우리나라 최장수 용광로다.
대일(對日) 청구권 자금으로 고 박태준 명예회장이 건설한 포항 1고로는 우리나라 철강 역사의 뿌리이자 한국 경제 성장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포항 1고로가 '산업의 쌀'인 철을 본격적으로 생산하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5위의 철강 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1천℃가 넘는 고온을 견뎌야 하는 고로는 대체로 수명이 15년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포항 1고로는 여러 차례 보수 작업을 거치면서 수명을 연장해왔다. 포스코 관계자는 "사람으로 치면 100살이 넘는 셈"이라고 말했다.
포항 1고로는 2017년에도 한차례 폐쇄가 검토됐었다. 효율성에 한계가 도달했다는 내부 판단에서다.

포스코는 2016년부터 광양제철소 5고로의 용량을 연산 300만t에서 500만t으로 늘리고 포항3고로 대형화 작업을 진행하는 등 기존 고로 대형화 작업을 꾸준히 추진했다. 최근에는 광양 3고로를 2차 개수를 통해 초대형 스마트·친환경 고로로 탈바꿈시켰다. 4천600㎥에서 5천500㎥로 규모가 커져 생산성이 25% 향상돼 연간 460만t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포항1고로는 연간 130만t가량의 쇳물을 생산한다. 대형고로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고로여서 원가경쟁력이 낮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 포스코 내부 의견이 갈리면서 기사회생했다가 결국 폐쇄 운명을 맞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항제철소 1고로는 국내 철강 역사에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면서 "1고로 폐쇄가 철강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광양 3고로 등 새로운 고로를 통해 효율성을 높여 국제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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