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마스크 착용 필수·37.3℃ 넘으면 입장 불가…1m 떨어져 앉아야
영화관 내 음식 섭취 금지…방제 감시인까지 상영관에 투입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마스크를 끼고 영화를 봐도 좋네요."
드디어 중국 전역에 영화관의 문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집안에서만 영화를 보던 중국인들에겐 희소식이다.
중국은 지난 1월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후 실내 감염을 우려해 영화관을 잠정 폐쇄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그 지역 전체를 봉쇄하는 극약 처방을 써온 중국에서는 어찌 보면 영화관 문을 닫게 하는 건 당연한 일인 셈이다.
이 때문에 중국인들은 집에서 휴대전화나 TV를 통해 영화를 보기는 했지만 영화관의 큰 화면과 아늑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영화관 문이 열기만 기다려왔다.
지난 20일 영화관이 영업을 재개한 첫날 중국 내 흥행 수입은 100만위안(한화 1억7천만원)을 넘어섰다.
평소에 비교하면 미미한 액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일부 극장이 문을 열었고 극장 이용 또한 엄격히 제한된 상황이란 점을 고려하면 고무적인 수치라는 게 중국 영화업계의 평가다.
이날 개봉된 영화 중에는 중국 영화 '첫 이별'과 '전랑2', '과실 치사'가 톱5에 올랐고 할리우드 영화 중에서는 디즈니사의 '코코'가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19 속 문을 연 중국 영화관은 입장하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선 영화관 입구에서 체온 측정을 해야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체온이 37.3℃ 이상이면 입장을 할 수 없다. 영화관 입구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해 입장 전에 반드시 손을 소독해야 한다.
매표 방식도 모두 인터넷 실명 예약제로 바꾸고 현장에서 표를 팔지 못하도록 해 대인 간 접촉을 최대한 줄였다.
영화 좌석 또한 1m 이상씩 떨어져 앉아야 하며 매회 영화 관람석이 정원의 30%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영화관에 관리 전담 직원도 투입됐다. 이 전담자는 입장객이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제대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예약한 번호대로 앉는지 점검한다.
또한 영화관에서는 간식이나 음료를 판매하지 않고 영화를 보면서 음식을 먹는 것도 금지했다.
영화 상영 횟수도 줄였다. 하루 상영 횟수를 평소의 반으로 줄이고 영화 1편당 2시간을 넘지 않도록 했다. 멀티플렉스의 경우 각 상영관의 종영 시간을 다르게 조정해 관객이 영화관 내부에서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했다.
영화관 업체 또한 에어컨 운용과 실내 환기를 엄격히 해야 하며 로비, 상영관, 화장실, 복도, 티켓 판매기, 자판기, 3D 안경 등 관객이 접촉하는 모든 물품에 대해 소독 작업을 하도록 했다.
베이징의 한 영화업체 관계자는 "당분간 영화관을 이용하려면 마스크를 꼭 끼고 친구들과 가더라도 떨어져 앉아 관람해야 한다"면서 "영화관서 애인과 같이 앉아 팝콘을 먹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