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상징' 낙인…상원 승인·트럼프 서명 남아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국회의사당에 있는 남부연합 주요 인물들의 동상을 철거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남부연합은 1861년 노예제를 고수하며 합중국을 탈퇴한 미국 남부지역 11개 주가 결성한 국가를 의미한다.
하원은 22일(현지시간) 19세기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 존치를 주장한 남부연합 소속 주요 인물을 본떠 제작한 동상들을 의사당 전시관 내에서 철거하는 법안을 승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이 다수당인 하원에서 초당적인 투표를 거쳐 찬성 305표와 반대 113표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남부연합에 자발적으로 부역한 이들의 동상을 철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며, 법제화에 이를 경우 노예제와 백인우월주의를 지지한 남부연합 출신 남성 3명의 동상이 철거될 수 있다.
다만 실제 법 제정까지는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의 승인, 그리고 관련 동상 철거에 강력히 반대해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 절차가 남아있다.
앞서 지난 6월 중순에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지시로 남부연합에 몸담았던 하원의장 출신 중진 의원 4명의 초상화가 의사당에서 사라졌다.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짓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으로 인종차별 반대 여론이 전역으로 확산했다. 덩달아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남부연합에 대한 비판이 뒤따랐다.
하원 흑인의원 그룹을 이끄는 캐런 배스 민주당 의원은 "내 조상들이 국회의사당을 지었지만, 바로 내 조상들을 노예로 만든 사람들의 기념물이 여전히 의사당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상의 존재 자체가 "백인우월주의와 인종차별주의를 용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통적인 백인 지역인 미국 남부의 미국인들은 남부연합기(旗)와 관련 기념물을 역사적 의미가 담긴 유산으로 받아들이며 이에 반대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및 활동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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