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회적 위기 상황 악용해 범죄 저질러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경찰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기간 마약 거래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드러나 충격을 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피아첸차 검찰은 22일(현지시간) 카라비니에리(Carabinieri) 소속 경관 7명을 체포하거나 가택 연금에 처하고 이들이 근무한 경찰서 건물을 압류했다고 밝혔다.
11만명 규모의 카라비니에리는 조직 구분상 이탈리아군에 소속된 헌병으로 군사 경찰 및 민간 경찰 역할을 모두 수행한다. 지방자치단체에 속한 일반 경찰보다 영향력과 권한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혐의는 마약 판매, 장물 취득, 재물 강탈, 불법 체포, 구금자 폭행·고문, 횡령, 직권남용, 사기 등을 망라한다. 마치 마피아 조직의 범죄 행태를 연상케 한다.
한 경관은 아우디 자동차 매장에서 정상 판매 가격의 절반 이하로 차를 달라며 딜러를 폭행하는 등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이번 사건이 특히 충격적인 것은 대부분의 범죄가 전 국민 이동제한령 등 강력한 봉쇄 정책이 발효된 3월 초부터 6월 초 사이에 저질러졌다는 것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민 대다수가 집에 갇혀 생활하고 아울러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사회적 위기 상황을 범죄에 활용한 것이다.
북부 에밀리아노-로마냐주에 있는 피아첸차는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도시 가운데 하나다.
검찰 관계자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이러한 범죄가 경관들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점에서 더욱더 그렇다"고 말했다.
카라비니에리 조직을 통솔하는 로렌초 구에리니 국방부 장관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관련자들을 비난하면서도 "이번 일로 조직 전체의 명성이 더럽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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