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1천100만t→2천900만t…현재 기술만으로 500만t으로 줄일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기 위한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2040년께 바다로 유입되는 연간 플라스틱 쓰레기 양이 현재의 3배로 불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정책결정자들이 플라스틱 생산·소비와 관련된 시스템을 바꾸는 노력을 기울이면 현재 이용 가능한 기술만으로도 8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퓨 자선 신탁'(The Pew Charitable Trusts)은 23일 공개한 '플라스틱 파도 부수기'(Breaking the Plastic Wave)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이 보고서는 지속가능한 경제 시스템 전환을 자문해온 싱크탱크 기업인 '시스테미크'(SYSTEMIQ)와 공동으로 작성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적 측면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별도 논문으로 발표됐다.
퓨 자선 신탁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 양이 앞으로 20년 사이에 연간 1천100만t에서 2천900만t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세계 해변을 1m당 약 50㎏의 플라스틱 쓰레기로 덮을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거의 썩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누적 쓰레기 양은 약 6억t으로 대왕고래 3천만 마리보다 무게가 더 나갈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늘어나 추가적인 도전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퓨와 시스테미크는 현재 수준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것부터 전면적인 시스템 개혁에 착수하는 것까지 모두 6개 시나리오에 맞춰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과 해양으로 유입되는 양을 측정한 경제모델을 활용해 이런 결론을 도출했다.
보고서는 각국 정부와 산업계가 기존 약속을 이행해도 2040년까지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 양 감소 폭은 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의미 있는 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약 4억명이 체계적 쓰레기 수거 서비스를 받지 못해 플라스틱 쓰레기의 해양 유입을 유발할 것으로 예측했다.
보고서는 현재 이용 가능한 기술과 해결책으로 해양 유입 쓰레기의 양을 80% 이상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 감축 ▲비료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나 종이로 대체 ▲빈곤국 쓰레기 수거율 확대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 감축 등 8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런 변화가 해양 생태계를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총 700억 달러에 달하는 정부 비용 절감과 플라스틱 관련 온실가스 배출 25% 절감, 70만명 고용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그러나 각국 정부와 업계의 노력으로 해양 유입 플라스틱 쓰레기가 80% 이상 줄어든다고 해도 연간 500만t 이상은 여전히 바다로 흘러드는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이를 전면적으로 차단하려면 기술 개발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마련 등 혁신과 투자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퓨 자선 신탁의 환경담당 톰 딜런 부회장은 "해양 플라스틱 오염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지만 신속하고 협력적인 행동을 통해 플라스틱 파도를 부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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