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미중 충돌·기술주 조정에 약세…다우, 0.68% 하락 마감

입력 2020-07-25 05:54   수정 2020-07-25 08:07

뉴욕증시, 미중 충돌·기술주 조정에 약세…다우, 0.68% 하락 마감

(뉴욕=연합뉴스) 오진우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충돌, 핵심 기술기업의 주가 조정 영향으로 하락했다.
24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2.44포인트(0.68%) 하락한 26,469.8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03포인트(0.62%) 내린 3,215.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8.24포인트(0.94%) 하락한 10,363.18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이번 주 0.76% 내렸다. S&P500 지수는 0.28%, 나스닥은 1.33% 하락했다.
시장은 미·중 갈등과 주요 기술주의 조정 가능성, 미국의 추가 부양책 논의 등을 주시했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영사관 폐쇄 조치를 내리는 등 일촉즉발의 긴장이 흐르고 있다.
중국은 이날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요구했다.
미국이 국가안보 및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이유로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키로 한 데 대한 반격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다"고 미국 측의 조치를 그대로 맞받았다.
존 울리엇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중국 공산당이 '눈에는 눈' 식의 보복에 관여하기보다는 이러한 해로운 행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경고했다.
또 샌프란시스코 주재 중국 영사관에 은신해 있던 중국인 군사 연구원이 미 당국에 체포됐다는 소식이 나오는 등 긴장감이 팽팽한 상황이다.
양국의 정치적인 충돌이 무역 분야에도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우려도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일 1단계 무역합의에 대해 합의를 체결했을 당시보다 지금은 의미가 덜 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영국과 호주 등 미국의 핵심 우방이 중국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점도 긴장을 더 키우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급등한 주요 기술주의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이날 인텔 주가는 16.2% 폭락했다. 2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지만, 향후 실적 전망(가이던스)이 실망스러웠던 데다 차세대 반도체 출시도 지연될 것이라고 밝힌 점이 투매를 촉발했다.
테슬라 주가도 6.3% 이상 급락해 마감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가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핵심 기술주가 과거 IT 버블 때처럼 지나치게 고평가된 만큼 조정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추가 재정 부양책과 관련해서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부양책 공개를 다음 주 초로 연기한다고 전일 밝혔다. 공화당은 당초 전일 자체적인 부양책 법안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실업 보험 지원 등 핵심 사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여당 간에도 아직 명확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백악관과 공화당은 실업 보험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현 수준의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하는 중이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총 확진자가 40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확산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점도 여전한 위험 요인이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가 다시 증가하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 회복 차질도 가시화하는 중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수 있다는 기대를 유지하면서도, 대중에게 널리 보급되는 데는 내년 초 이후 수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전반적으로 커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이날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19% 하락했고, 산업주도 0.8% 내렸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 6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13.8% 급증한 연율 77만6천 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3.8% 증가한 70만2천 채를 훌쩍 넘어섰다.
정보제공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7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계절 조정치) 51.3으로, 전월 확정치 49.8보다 올랐다. 최근 6개월 이내 최고치다. 다만 시장 예상 52.0에는 못 미쳤다.
서비스업 PMI 예비치는 전월 확정치 47.9에서 49.6으로 높아졌다. 6개월 동안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 51.0보다는 부진했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금융시장의 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FSM원닷컴의 옹지양 수석 거시 전략가는 "이날 중국의 행동은 그동안 있었던 전형적인 말싸움과 달리 실질적인 정치적인 보복으로 보인다"면서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가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92% 하락한 25.84를 기록했다.
jw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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