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수입량 변화 적어…시장 점유율 '오히려 상승'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촉발된 국내 '노 재팬' 불매운동이 1년을 맞은 가운데, 일본계 담배 제품 소비량은 이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불매운동이 불거진 지난해 7월 이후 올해 6월까지 1년간 우리나라가 필리핀으로부터 수입한 궐련 담배(HS코드 2402.20) 수입량은 4천220.6t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4천342t보다 2.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으로 살펴봐도 5천795만6천달러(약 693억7천만원)에서 5천569만2천달러(약 666억8천만원)로 3.90%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필리핀은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 '카멜' 등을 파는 일본계 담배회사 JTI(Japan Tobacco International)의 생산 기지가 있는 곳이다.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 1∼4위 업체인 KT&G, 필립모리스, BAT, JTI 중 필리핀에 공장을 둔 곳은 JTI뿐이다. 나머지 3개 업체는 한국용 물량은 국내에서 생산한다.
따라서 필리핀에서 수입하는 담배는 개인이 소량 들여오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상 전부 JTI의 생산량이라고 볼 수 있다.
JTI는 과거 KT&G의 국내 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다, 2017년 국내 판매 물량을 전부 필리핀으로 이전했다.
JTI의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이 최근 1년간 오히려 상승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JTI의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8% 후반대에서 3분기 7%대·4분기 7% 중반까지 떨어졌다"며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1분기 8%가량, 2분기 8.4% 정도로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는 업계의 자체 시장 동향 조사여서 전체 '그림'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수입 통계를 같이 따져봤을 때 JTI가 최근 1년간 별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이 같은 추이는 같은 기호품으로 분류되면서도 지난해 7월 이후 소비량이 극적으로 감소한 '아사히' 등 일본 맥주와 큰 차이를 보여 관심을 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 품목별 소매점 매출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일본 아사히 맥주의 국내 판매량은 1년 전인 2018년 4분기와 비교해 무려 9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같은 제품을 계속 찾게 되는 담배의 특수성과 일본계 맥주·담배 기업의 국내 시장 점유율 차이 등을 꼽는다.
다른 담배업계 관계자는 "JTI는 1∼3위 업체와 달리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이 낮아 상대적으로 불매운동의 영향도 적었을 것"이라며 "소수의 '마니아'가 점유율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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