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어 독일도 G7 확대에 부정적…트럼프 입에 달렸다

입력 2020-07-27 16:24   수정 2020-07-2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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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어 독일도 G7 확대에 부정적…트럼프 입에 달렸다
올 8월 회의 주최국 미국은 적극적…'퇴출' 러시아 태도 관건
반중 연합전선 성격…대중 경제 의존도 높은 국가는 부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한국이 최고 선진국들의 협의체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가할 수 있을지 전망이 혼탁해지고 있다.
올해 8월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미국은 몇몇 국가를 추가한 확대 회의를 추진하지만, 일본에 이어 독일까지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자국 일간지 라이니셰포스트 인터뷰에서 "지금은 G11이나 G12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G7의 외연을 확장해 국제현안에 시대에 맞게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하는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8월 31일∼9월 1일 G7 정상회의에 한국, 호주, 인도, 러시아를 초대한다는 G11안을 지난 5월 밝힌 바 있다.
독일은 반대의 근거로 현 G7 체제가 그 자체로 추구하는 고유 목적이 있다는 점과 러시아를 포용하기에 시기상조라는 점을 들었다.
현재 G7 구성원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며, 초청받은 국가들은 별도 협의체인 G20에서 따로 활동하고 있다.
마스 장관은 "G7이나 G20은 실용적으로 조직된 (서로 다른) 2개의 틀"이라며 확대 때는 역기능이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뒤 G8에서 퇴출당하고 유럽연합(EU) 제재를 받고 있으나 전향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마스 장관은 러시아가 복귀하려면 우크라이나 분쟁의 평화적 해결에 먼저 기여해야 한다고 말해 러시아 보이콧 방침도 분명히 밝혔다.
앞서 영국과 캐나다도 러시아의 참여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 서방국은 한국의 참여를 두고 러시아처럼 참여 자격이나 선결 조건을 따지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현 체제 유지의 당위성이 러시아 보이콧과 함께 거론되고 있는 만큼 한국의 참여에 우호적인 것은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확대안을 앞장서 반대하는 독일은 유럽 최대의 경제국이자 안보 현안에 대한 서방의 인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국가다.



아시아에서 유일한 G7 회원국인 일본도 자국 유력 매체를 통해 정상회의 확대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교도통신의 지난달 28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고위 관리는 북한이나 중국을 대하는 자세가 G7과 다르다며 한국을 지목해 참가를 반대했다.
통신은 일본 정부의 입장에는 아시아 유일의 G7 구성원이라는 지위를 유지하고 싶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바람,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역사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데 대한 경계심이 작용했다고 해설했다.
독일, 일본, 캐나다, 영국 등이 G7 확대안에 전면적 또는 부분적 반대 입장을 드러내고 있는 만큼 공은 이제 주최국이자 G7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인 미국으로 넘어간 형국이다.
G7 확대안의 근본 취지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독일이나 일본의 반대 입장을 순순히 수용할지는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정책의 중심을 '중국 때리기'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G7을 G11이나 G12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대거 끌어들여 중국의 세력 확장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에서 나왔다.
제안이 발표될 당시 앨리사 파라 백악관 전략소통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미래에 관해 논의하기 위한 구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중국에 맞설 새 연합체를 결성할 공식 절차로 관측되는 까닭에 한국을 비롯해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는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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