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외무장관과 통화서 대미 불만 쏟아내…"국제질서 파괴자"
英외무장관에 "영국, 미국 협박받아 5G 등 중국기업 차별"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갈등이 가열되는 가운데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을 무지막지하다고 맹비난하면서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전날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작심한 듯 미국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왕이 국무위원은 통화에서 "현재 미중 관계가 국제 사회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면서 "근본 원인은 미국 내 일부 정치 세력이 정치적 고려와 패권 유지를 위해 중국을 전방위로 억압하고 핵심 이익을 건들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런 행태는 국가 간의 최소한의 예의마저 상실한 채 기본을 무너뜨린 적나라한 강권 정치"라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최근 대중국 비난 발언을 냉전 사고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은 최근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일방주의의 길로 가면서 국제 의무를 저버리고 있다"면서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선언하는 등 대국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왕이 국무위원은 "미국은 현재 국제 질서의 가장 큰 파괴자가 돼 역사의 흐름과 국제 사회의 반대편에 서 있다"면서 "좌충우돌하고 무지막지한 미국에 대해 중국은 단호하고도 이성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국무위원은 미중간 이성적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무분별한 대결과 분열 책동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평등한 대화를 통해 미중 관계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국제 사회가 단결해 미국의 횡포에 맞서자고 촉구하면서 "우리는 각국이 미국 소수 정치 세력에 휩쓸리지 않고 정확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왕이 국무위원은 이날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과 통화에서도 미국을 겨냥해 영국이 협박을 받아 5G 등 분야에서 중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왕 국무위원은 통화에서 "영국 일부 인사가 중영 관계의 재설정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런 시도는 중영 관계를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서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홍콩에 대한 내정 간섭을 하지 말라고 강조하면서 5G 문제와 관련해 "양국은 시장화 원칙에 따라 모든 기업에 공정한 경쟁 환경을 제공한다는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왕이 국무위원은 "유감스럽게도 영국은 다른 국가의 압력과 협박 때문에 사실상 상업 문제를 정치화하고 중국 기업을 차별하고 있다"면서 "중국 기업에 개방적이고 공평한 기회를 주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브 장관은 양국 관계의 재설정과 냉전 사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중국과 소통 유지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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