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인기 끄는 알리페이 '화베이'도 대상 포함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금융 당국이 소비와 관련된 소액 신용 대출의 고삐까지 강하게 조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해 풀린 막대한 유동성이 당국이 주로 돕고자 하는 실물 경제가 아닌 주택 시장과 증시로 흘러가면서 자산 거품이 형성되는 것을 우려한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위원회와 유사한 성격의 기관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위)는 최근 시중 은행에 '소비성 대출' 현황을 파악해 보고하라는 긴급 지시를 내렸다.
보고 대상은 일종의 신용 대출인 '소비성 대출' 규모, 이율, 불량대출 비율 등이다.
은보감위는 특히 이번 보고 대상에 각 은행이 알리바바의 핵심 금융 계열사인 앤트그룹(마이진푸)과 협력해 진행하는 소액 신용 대출인 '제베이'(藉唄)와 '화베이'(花唄) 관련 상황도 포함하라고 지시했다.
'제베이'와 '화베이'는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지급결제 애플리케이션인 알리페이(즈푸바오)에서 이뤄지는 신용 대출 서비스다.
알리바바가 제공한 소액 대출 플랫폼을 통해 사실상 인터넷 은행 신용 대출 서비스가 이뤄지는 것이다.
선진국보다 신용카드 보급률이 현저히 낮은 중국에서는 '제베이'나 '화베이' 같은 프로그램이 신용카드 할부나 대출 기능을 사실상 대신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해 푼 유동성이 주택 시장과 증시로 흘러 들어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강하게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면서 선전(深천<土+川>)과 항저우(杭州) 등 주요 도시가 주택 구매 자격 제한을 강화하는 등 긴급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4월에는 중국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 열기가 가장 뜨거운 선전에서 회사 법인을 앞세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제공되는 저리 대출을 받아 주택 투자에 쓰는 편법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나 인민은행이 긴급 대출 전수조사를 벌이는 사태도 벌어졌다.
아울러 이달 들어 중국 증시가 폭등한 것 역시 각종 경로를 통해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급격한 유입이 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안화 대출 증가액은 작년 동기보다 2조4천200억 위안 많은 12조900억 위안(약 2천74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은보감위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기업과 가계의 부채 비율이 상승 중인 가운데 일부 자금이 규정에 어긋나게 주택과 증권 시장으로 흘러가 자산 거품을 조장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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