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테 정보 통해 최근 500여년간 지표수 양 추정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누런색 하천'으로 유명한 중국 황허(黃河)가 최근 몇십년 새 맑아졌으며, 이는 지표수와 퇴적물 급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지구환경연구소 소속 지리학자 안즈성 등이 이끄는 연구팀은 1492년 이래 황허의 변화를 연구한 논문을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의 홍수 상황과는 무관한 것으로, 연구진은 황허유역 나무의 나이테 정보를 수집해 500여년 동안 매해 황허로 유입된 지표수를 추정했다.
이러한 방식으로 강물의 투명도를 직접 측정할 수는 없지만, 얼마나 많은 침식이 발생하고 물이 강으로 흘러갔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최근 몇십년 새 지표수와 퇴적물이 급감했다면서 "500여년간 전례 없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황허는 전 세계 대기순환과 지역기후 등 자연적 요소의 영향을 받아 수십 년 주기로 강물이 깨끗해지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는데, 최근의 현상이 좋은 소식인 것만은 아니라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1960년대부터 이러한 주기가 약해지기 시작해 최근에는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시아 지역의 여름 장마가 약해지면서 황허 유역의 전반적 강수량이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황허 유역의 경작 및 식목 증가로 물 사용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인간 활동 등의 영향으로 황허로 흘러 들어가는 연평균 지표수 양이 최소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500여년간 400억㎥에서 현재 200억㎥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지표수 유입이 줄면서 강으로 흘러드는 퇴적물 역시 감소하고, 강물이 줄면서 유속이 느려져 하류까지 가는 토사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홍수 위험은 줄어들겠지만, 일부 지역의 하천제방이 불안정해지고 최악의 경우 황허가 말라버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하류지역 사람들의 생활에 재앙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황허 유역에 9개의 댐을 만든 뒤 유속이 느려지고 퇴적물이 줄어들었다고 비판하지만, 관변학자들은 댐 자체가 아닌 관리의 문제라는 입장을 내놨으며 댐 연계관리가 강화된 이후에는 황허 하류가 마른 적 없다고 SCMP는 덧붙였다.
황허는 창장(長江·양쯔강)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긴 하천(5천464km)으로,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동쪽으로 흐르며 산시성과 허난성 등 9개 지역을 지난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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