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CT 인프라 세계 최고지만 외국기업이 ICT 서비스업 점령"

입력 2020-07-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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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CT 인프라 세계 최고지만 외국기업이 ICT 서비스업 점령"
전경련 '한국 ICT 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
"한국 ICT 기업 규모도 작아…평균 매출액 세계 평균 3분의 1"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서비스 분야의 대부분은 외국 기업이 점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30일 발간한 '한국 ICT 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클라우드·플랫폼 시장 등 국내 ICT 서비스업 시장은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의 ICT 기업당 매출액은 세계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5년 뒤 우리나라 모바일 네트워크에서 5G의 비중이 67%에 이르며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인터넷 평균 속도 1위, 광케이블 보급 1위, 전자정부평가 2위를 차지하며 ICT 인프라 보급과 접근성이 뛰어난 국가로 꼽혔다.

그러나 ICT 산업은 반도체와 장비 등 제조업 분야에 비해 소프트웨어나 플랫폼 등의 서비스업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망산업인 클라우드 시장은 해외 기업의 국내 점유율이 67%에 달한다.
3개 세부 분야는 모두 외국 기업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프라서비스(IaaS)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51%로 1위, 플랫폼서비스(PaaS)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18%로 1위, 소프트웨어서비스(SaaS)는 SAP가 9%로 1위다. 플랫폼 시장도 마찬가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는 2019년 11월 기준 유튜브가 1위, 넷플릭스가 3위를 차지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2019년 기준 각각 1위와 3위였다.

전경련은 한국 ICT 기업의 규모가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뿐 아니라 세계 평균에 비해서도 영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S&P Capital IQ의 2019년 데이터를 보면 한국 ICT 1개 기업당 평균 매출액은 2천710억 원으로 세계 평균인 7천950억원의 3분의 1을 약간 넘었다.
세계 1위인 미국 기업의 평균(3조3천억원)에 비해서는 약 12분의 1 수준이었다.
한국의 기업당 연구개발(R&D) 지출액도 세계 평균의 3분의 1, 미국 대비 15분의 1 규모였다.
특히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산업 분야는 기업당 평균 매출액이 1천190억원으로 세계 평균(5천230억원)의 4분의 1, 미국(2조3천억원)의 20분의 1에 불과했다.
전경련은 ICT 산업의 기술 수준도 주요 경쟁국보다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6개 ICT 분야별 평균 기술 수준은 선도국 미국을 100%로 봤을 때 유럽(92.9%), 일본(88.9%), 중국(86.1%), 한국(84.5%) 순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술격차는 1.4년에 이른다.

전경련은 우리 기업의 ICT 활용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이하라는 점도 지적했다.
우리 기업 중 인터넷을 통해 수주·발주 등의 거래나 고객·공급망 관리에 ICT 기술을 이용하는 비율은 모두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산망을 통해 발주하는 기업은 41.1%로 OECD 평균(46.4%)보다 낮았고,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이용 기업 비중은 17.6%로 OECD 평균(29.5%)보다 낮았다.
클라우드 이용 기업은 22.7%로 OECD 평균(31.2%)보다 낮아 우리 기업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정책실장은 "훌륭한 ICT 인프라를 보유한 한국이 글로벌 외국기업의 놀이터가 되지 않으려면 ICT 산업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업계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he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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