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하는 시설에만 나눠주고 나머지 물량은 비축키로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정부가 천 마스크 8천만장을 유치원 등에 추가 배포한다는 계획을 비판 여론에 밀려 결국 포기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은 31일 천 마스크를 일률 배포하는 계획을 취소하고 희망하는 시설에만 배포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일본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의 하나로 이달 말부터 9월까지 전국의 유치원, 보육소, 장애인시설, 개호(介護·노약자 돌봄)시설 등에 천 마스크를 일률 배포할 계획이었다.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이들 시설에 4월부터 2천만장, 6월부터 4천만장의 천 마스크를 배포한 바 있다. 이번에는 8천만장을 추가로 배포한다는 구상이었다.
'아베노마스크'(アベノマスク·아베의 마스크)라고 불리며 조롱의 대상이 된 전국 가구 천 마스크 배포와는 다른 사업이지만, 마스크의 소재와 형상은 같다.
배포 대상 시설에서 천 마스크는 필요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야당 등에서도 예산 낭비라고 비판하자 일률 배포 계획을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가토 후생상은 희망하는 시설에만 배포하고 남은 천 마스크는 정부가 비축한다고 이날 밝혔다.
아사히신문이 천 마스크 배포 사업과 관련해 후생노동성이 민간 업자와 체결한 계약서 37통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미 배포 및 발주가 끝난 천 마스크는 총 2억8천700만장에 달한다.
전국 가구 배포용이 1억3천장, 유치원과 개호시설 등 배포용이 1억5천700만장이다.
전체 발주 비용은 507억엔(약 5천675억원)이며, 모두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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