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앞두고 보유 지분 90% 전량, 협력사에 매각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중국 부동산 재벌 왕젠린의 '다롄 완다 그룹'(大連萬達)이 미국 부동산 시장 첫 진출작으로 시카고 도심 한복판에 짓고 있는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비스타 타워'에서 손을 뗀다.
3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완다그룹은 계열사 완다호텔개발(Wanda Hotel Development) 명의로 보유한 비스타 타워 지분 90% 전량을 시카고 개발업체 '마젤란 그룹'에 넘기기로 했다.
마젤란은 완다그룹과 2억7천만 달러(약 3천200억 원)에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이 최종 성사되면 마젤란의 비스타 타워 지분율은 10%에서 100%가 된다.
시카고트리뷴은 완다그룹이 비스타 타워의 최종 완공을 목전에 두고 지분 매각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칼린스 마젤란 회장은 완다그룹 측이 홍콩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를 마쳤다며 거래 사실을 인정했다.
경제전문 시카고비즈니스는 완다그룹이 지분 매각을 통해 얻은 재원을 부채 상환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양측은 지난 24일 매매 계약서에 서명했으며, 늦어도 10월 22일까지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다그룹은 2014년 미국 부동산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첫 대상지로 시카고를 선택했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인 람 이매뉴얼 당시 시카고 시장과 협정을 맺고, 시카고강과 미시간호수가 만나는 도심 요지 11만㎡ 부지에 10억 달러를 들여 초고층 주상복합 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진 갱이 설계를 맡은 비스타 타워는 2016년 9월 착공됐다.
3개 동으로 구성된 비스타 타워의 최고층 높이는 365m로, 연내 완공되면 미국의 대표적인 마천루 도시 시카고에서 윌리스타워(442m), 트럼프타워(423m)에 이은 3번째, 미국내 11번째 높은 빌딩이 된다.
비스타 타워에는 객실 192개를 갖춘 최고급 호텔과 396세대가 입주할 주거시설, 쇼핑몰 등이 들어설 예정으로, 2016년부터 초고가에 사전 분양을 시작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해외투자 규제 수위를 높이면서 2017년 완다그룹은 비스타 타워 포함 세계 곳곳에 건설 중인 대형 빌딩을 일괄매각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마젤란 측은 "완다그룹이 개발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시카고 비즈니스는 완다그룹 측이 최소 2018년부터 비스타 타워 지분 매입자를 적극적으로 찾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비스타 타워가 완공되면 완다호텔개발이 호텔을 운영할 계획이었다"면서 "관심 높은 호텔 운영권이 누구에게 돌아갈 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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