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통신 종전 75주년 여론조사…76% "전수방위 엄수해야"
일본 총리 야스쿠니신사 참배엔 찬성 의견이 반대 압도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국민의 다수는 일제가 일으켰던 태평양전쟁 등을 침략 전쟁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주변국이 입은 피해와 관련해 계속 사죄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의식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교도통신과 교도통신 가맹사로 구성된 '일본세론(여론)조사회'가 지난 6~7월 전국 유권자 2천59명(유효응답자)을 대상으로 태평양전쟁 종전 75주년 관련 우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다수인 46%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일제의 침략전쟁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13%가 자위(自衛)를 위한 전쟁이라는 견해를 밝혔고, 3%가 '아시아 해방전쟁'이라고 응답했다. '모르겠다'는 답변은 32%였다.
일본이 이들 전쟁으로 피해를 안긴 주변국에 사죄를 했는지에 대해선 절대다수인 84%가 '충분히'(31%) 또는 '어느 정도'(53%) 사죄했다는 선택지를 골라 반대 의견을 고른 응답 비율(14%)을 크게 웃돌았다.
일본 총리는 1994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당시 총리 이후 매년 일제의 패전기념일(8월 15일)에 열리는 전몰자 추도식에서 식사를 통해 가해국으로서의 반성을 언급했으나 2012년 12월 2차 집권을 시작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그 관행을 깨고 과거의 침략 전쟁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가해국으로서 일본의 총리가 '반성을 언급하고 사죄의 말도 해야 한다'는 응답이 38%, '반성은 언급하더라도 사죄의 말은 필요 없다'는 답변이 44%로 나타났다.
일본 국민 개개인이 과거의 주변국 침략 전쟁에 대해 반성과 사죄의 생각을 계속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선 50%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46%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변해 필요성을 거론한 사람이 조금 많았다.
태평양전쟁을 이끈 수뇌부인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의 일본 총리 참배 문제에 대해선 '참배해야 한다'가 58%를 차지해 '참배해선 안 된다'(37%)는 답변을 압도했다.
또 과거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을 위한 국가 추도 시설로 적합한 것으로 지금 상태의 야스쿠니신사를 꼽은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고, 신원불명 전몰자 유골을 모아놓은 시설인 '지도리가후치(千鳥ケ淵) 전몰자묘원'을 거론한 응답은 18%였다.
A급 전범을 분사한 야스쿠니신사가 적합할 것이라는 답변은 그다음으로 많은 15%를 기록했다.
일본이 1945년 종전 이후 한 번도 전쟁에 휘말리지 않은 이유로는 분쟁해결 수단으로서의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평화헌법 제9조를 꼽은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다.
일본이 향후 전쟁을 할 가능성에 대해선 66%가 '없다'고 전망했지만 31%는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자위대의 향후 위상을 놓고는 '헌법의 평화주의 원칙에 근거해 전수방위를 엄수해야 한다'는 응답이 76%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반면에 헌법 9조를 바꾸어 '군'(軍)으로 자위대의 지위를 명기해야 한다는 답변은 17%에 그쳤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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