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19 유족' "트럼프 때문에 남편 사망" 맹비난

입력 2020-08-05 11:50   수정 2020-08-05 13:45

미 '코로나19 유족' "트럼프 때문에 남편 사망" 맹비난
"팬데믹 제대로 관리 안 하면서 인기와 표만 신경 써"
신문 사망 기사 절반이 트럼프와 행정부 등 비판 내용
마스크 미착용자에겐 "부끄러운 줄 알아라" 질타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의 70대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망한 남편을 기리는 사망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해 화제다.
미국 폭스뉴스는 텍사스주에 사는 스테이시 너지(72)가 지역 매체에 기고한 사망 기사에서 생명보다 표를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추종자들 때문에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남편 데이비드 너지(79)가 헛된 죽음을 맞았다는 등의 '사이다 발언'을 쏟아냈다고 4일 보도했다.
너지는 지난달 30일 자로 기고한 사망 기사에서 전반부 절반은 남편의 삶과 그의 유족들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나머지 절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 등 정치인들이 코로나19 문제를 가볍게 보는 바람에 남편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고 비판했다.
너지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보건당국의 권고를 따르지 않고 '마스크를 쓰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믿는 무심하고 이기적인 사람들 때문에 불필요한 희생이 발생한다"면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며 업보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손을 자주 씻고 밀접 접촉을 피하고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 예절을 준수하고 붐비는 장소를 자주 소독해야 하며, 무증상 감염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너지는 기사를 본 한 누리꾼이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코로나19 희생자 유가족들이 이 기사를 본보기로 봤으면 좋겠다"면서도 "데이비드 너지의 일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자 직접 해명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
또 그는 팩트체크 전문사이트 '스놉스'에 "(코로나19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면서 "20년간 지내온 남편과 갑작스레 이별한 기분이 어떤지 알게 해주고 싶었다"고 직접 사망 기사를 쓴 이유를 밝혔다.
텍사스주 보건당국에 따르면 텍사스주에서 지난 2일과 3일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각각 5천800명 이상이며 누적 사망자 수는 7천여명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476만8천83명, 사망자 수를 15만6천771명으로 집계했다.

honk02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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