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명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공식 집계는 누적 확진 3만6천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국민 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아프가니스탄타임스 등 현지 언론이 6일 보도했다.
아마드 자와드 오스마니 아프간 보건부 장관은 최근 전국 9개 지역 9천514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항체 형성률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 31.5%가량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날 밝혔다.
아프간의 인구가 3천700만명가량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천만명이 이상이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존스홉킨스대 등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오스마니 장관은 특히 수도 카불의 경우 시민 가운데 55%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카불의 인구는 약 400만명이다.
이는 아프간 인구 100만명당 감염자 수가 1천명이 채 안 된다는 공식 집계 결과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는 수치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까지 아프간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 수는 3만6천829명(사망자 1천294명)에 불과하다.
오랜 내전으로 의료 체계가 무너진 아프간에서는 지금까지 9만건의 검사밖에 진행되지 않을 정도로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3월 바이러스가 창궐했던 이란으로부터 수천 명의 이주노동자가 귀국하면서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가 맞는다면 인도와 마찬가지로 아프간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집단 면역이 어느 정도 형성됐을 가능성도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 6월 뭄바이 빈민 6천936명의 혈청을 조사한 결과 이 중 57%에서 항체가 형성됐다는 연구가 공개되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일부 전문가들은 이 지역에 집단면역이 형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집단면역은 지역 주민 대부분이 특정 감염병에 대해 면역력을 갖춘 상태를 말한다.
전문가 상당수는 감염이나 백신 접종 등을 통해 항체가 형성된 이들의 비율이 60%가량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된다고 본다. 이렇게 되면 확진자가 생기더라도 지역사회 확산이 쉽지 않게 된다.
실제로 인도 뭄바이의 경우 한때 3천명을 넘었던 하루 확진자 수가 최근 1천명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6월 27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주민 2만1천387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23%에서 코로나19 항체가 발견된 뉴델리의 하루 확진자 수도 최근 며칠째 1천명 미만을 기록했다. 뉴델리의 하루 확진자 수는 지난 6월에는 4천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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